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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특별기고] 기후위기 시대, 왜 오산천은 매년 넘치는가?

지상훈 오산시민연대 상임대표

 

 

 

동탄 신도시 개발이 가져온 그늘, 오산천을 위협하는 '불투수면 폭탄'


여름철 집중호우 때마다 오산시민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오산천 범람 위기는 더 이상 단순한 '천재지변'이 아닙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호우가 일상화된 가운데, 상류 유역의 급격한 도시 개발과 분절된 물관리 체계가 불러온 전형적인 '인재(人災)'이자 구조적 재난입니다.

 

축구장 3,000개 규모의 콘크리트, 빗물의 길을 막다 오산천 상류에 조성된 동탄 1·2 신동탄의 전체 면적은 약 33.05 km²에 달합니다. 과거 80% 이상이 자연 녹지와 농경지였던 이 지역은 개발 이전 불투수율이 10∼20%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불투수면) 로 덮인 신도시로 변모한 지금, 불투수면 비율은 67%로 급증했습니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무려 21 km², 축구장 3,000개에 달하는 땅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땅으로 변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시간당 50 mm 이상의 폭우가 내리면 빗물이 땅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우수관을 통해 초고속으로 오산천 오산시 구간으로 단시간에 쏟아져 들어옵니다. 빗물이 하천에 도달하는 '도수 시간'이 극도로 단축되면서, 하류 오산시 구간은 골든타임을 확보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첨두홍수량 (최고 수위)' 폭발에 직면하게 됩니다.

 

상류 재난 시설의 마비와 기관 이기주의더 큰 문제는 방재 시설들의 파행 운영입니다. 동탄 신도시 내 조성된 홍수 조절용 저류지는 폭우 시 수문을 닫아 빗물을 가둬야 함에도, 관할 지자체인 화성시의 관리 부실로 수문이 상시 개방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저류 기능이 마비된 채 빗물이 하류로 직방류되는 실정입니다.

 

최상류의 기흥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의 태도 역시 시대착오적입니다. 도시화로 인해 농경지(몽리구역)가 자취를 감추었음에도, 과거 농업 사회 기준의 높은 제한수위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예보 단계에서 사전 방류로 비워두어야 할 '홍수조절 용량'을 확보하지 않다가, 저수지가 한계에 다다르면 5이상 동시에 전면 개방합니다. 이 기습 방류가 하상이 높고 폭이 좁은 오산시 구간에 직격탄을 날리며 도심 범람을 촉발하는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오산천 범람은 상류 저수지·저류지의 홍수조절 용량 확보 실패와 지자체 간 공조 부재가 만들어낸 '누년(累年) 외수범람' 현상입니다. 이제 오산천을 개별 기관의 문제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유역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관리하는 원점 재검토가 절실합니다.

 


 

2026년 8월 23일

오산시민연대

지상훈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