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1991년 초대 화성군의회 출범 이후 35년 만에 열린 화성특례시의회 독립청사 개청식. 300여 명의 내외빈이 모인 굵직한 기념행사가 9월 1일 오전 화성특례시의회 신청사에서 열렸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무대 위 사회자였다. 매끄러운 진행을 자랑하는 전문 MC는 아니었지만 정순영 의회 운영위원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고, 행사 기획부터 현장 안내까지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전날부터 발을 동동 구르며 손수 챙겼다.
화성특례시의회가 예산이 없어서 운영위원장이 직접 사회를 봤을 리 만무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수많은 기념식이 관행처럼 수많은 세금을 들여 외주 대행사와 유명인을 불러 치러지는 현실을 떠올려보면, 이날 의회의 선택은 '솔선수범'이었다. 늘 '하던 대로' 답습해 온 관행적인 낭비성 행사 문화를 시 집행부부터 과감히 걷어내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던 셈이다.
특히 개청식 당일 오후 열린 본회의 풍경을 떠올리면 이러한 절약의 무게는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화성특례시가 1,5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날이었다. 빚을 내어 살림을 꾸려야 할 정도로 곳간 관리가 엄중해진 시점이다.
물론 혈세라고 해서 무조건 쓰지 말고 조이자는 뜻이 아니다. 겉치레와 보여주기식 행사처럼 불필요한 군더더기는 털어내고, 그렇게 아낀 재원을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투입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불공정하게 집행된 예산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냉정하게 살피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행사가 끝난 뒤 만난 이계철 의장의 고백은 솔직했다. "의전이나 진행에서 서운함을 느끼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비판이 나오면 내가 다 감당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외주 대행사에 많은 예산을 쥐여주고 맡겨버리면 편하다. 그러나 의회는 굳이 몸으로 부딪치며 불필요한 지출을 덜어내는 길을 택했다. 물론 낯선 시도였던 만큼 아쉬운 소리도 들린다. 애국가 제창 순서가 생략된 점이나, 1층 로비 대신 5층 본회의장에서 진행했으면 더 격식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 좌석 세팅의 한계로 구청장들조차 서 있어야 했던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변화는 언제나 시끄럽고 감수해야 할 몫이 많다. 사소한 미숙함은 경청하고 보완해 나가면 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쉬운 길, 늘 해오던 익숙한 관행 대신 시민의 눈높이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걷어내려 한 자발적 수고로움이다.
"새집이 아닌 일터"라 선언하며 문을 연 신청사 첫날, 이 '자발적 수고로움'에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하던 대로 하지 마라"는 의회의 낯선 신호가 화성시 행정 전반의 재정 혁신으로 번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