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간섭하지 않은 만큼 인간에게 베푼다.” 수생태계 회복의 대원칙이지만, 지금의 오산천은 이 명제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말로만 ‘생태하천’을 외치며 수시로 자행되는 화성시와 오산시의 과도한 인위적 간섭은 도를 넘어섰다. 주민 편의와 치적 쌓기를 위한 친수 공간 공사라는 미명 아래 하천 고수부지와 본면에는 중장비가 거침없이 들이닥쳤다. 중장비가 지나가며 자연 식생을 뭉개버린 상처투성이 자리는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 등 외래 교란종이 무차별적으로 독점·점유하는 최적의 토양이 되었다. 인간의 무지한 간섭이 하천의 자정 능력을 마비시키고 생물다양성을 송두리째 훼손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오산천이 용인, 화성, 오산, 평택을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유역(Catchment)’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이 쪼개져 각자도생식으로 관리되어 왔다는 점이다. 2016년 용인 구간이 신갈천으로 명칭이 분리된 이후 이러한 행정적 단절은 더욱 고착화되었다. 이로 인해 생물다양성 접근이나 환경 문제 도출에 있어서 지자체들의 논의는 언제나 제 집 앞마당만 바라보는 표면적인 수준에 그쳤다. 상류에서 외래종 씨앗이 떠내려오는데 하류에서만 풀을 뽑고, 옆 동네에서 식생
민주노총 화성시환경지회장 오복영 2026년 9월 30일 집회 발언문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화성시환경지회 지회장 오복영입니다. 먼저 오늘 9월 30일 함께 해 주신 화성시환경지회 조합원 동지들, 그리고 먼 길 마다하지 않고 화성까지 연대하러 와주신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재 우리는 화성시와 원청교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요구안은 이미 제출했고, 이제 그 요구안에 대해 '화성시의 입장을 확인하고 서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아직 교섭 초기인 만큼 오늘 이 자리는 화성시를 규탄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우리가 왜 이러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알리고, 화성시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자리입니다. 우리의 요구는 분명합니다. 첫째, 정부 지침에 따른 안정적인 고용승계입니다. 업체가 바뀌더라도 같은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매번 고용불안에 놓여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고용승계는 시장께서 후보 시절 정책간담회에서 노동자들과 약속했던 사항인 만큼, 그 약속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3인 1조 원칙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지켜지는 것입니다. 조례에 예외조항이
최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오현정 의원이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를 찾아 화성시가 마련한 지역 작가 전시 현장을 살펴보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지원과 전시 공간 확대를 위한 경기도 차원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현장에서 지역 작가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서 오 의원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지역 작가에게 작품을 만드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있다. 바로 작품을 보여줄 공간과 관객을 만날 기회를 확보하는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중요한 발표와 유통의 중심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지역 작가들에게 서울은 여전히 쉽게 넘기 어려운 벽이다. 지역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창작활동을 이어가도 중앙의 전시공간과 기획자, 평론가, 관객을 만날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면 그 작가의 작업은 지역이라는 경계 안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화성시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3층에 마련한 화성시 특별관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이 공간에서 화성의 작가들을 선발해 작품을 선보였다는 것은, 지역 작가들에게 중앙의 미술 현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문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나
화성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대개 동탄을 먼저 떠올립니다. 높은 아파트와 젊은 인구, 새로 놓인 철길. 그러나 화성은 그 이름처럼 넓습니다. 지도를 서쪽으로 펼치면 전혀 다른 화성이 나타납니다. 바다와 갯벌, 논과 밭, 오래된 마을. 같은 시의 이름을 쓰지만 삶의 속도가 다른 땅입니다. 지난 세 번의 글에서 도시의 큰 틀과 교통, 그리고 아이 키우는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은 대체로 도시화된 동부의 풍경이었습니다. 오늘은 방향을 서쪽으로 돌려 보려 합니다. 화성의 절반, 서부권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시, 두 개의 속도 서부권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화성이 발전한다는데, 그건 동탄 이야기지 우리 이야기는 아니에요." 섭섭함이 배어 있는 이 말은 사실 정확한 진단이기도 합니다. 도시의 자원과 관심이 성장하는 쪽으로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자연스러움이 오래되면 한 도시 안에 두 개의 세계가 생깁니다. 특례시가 된 화성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분리입니다. 100만 도시의 화려한 지표 뒤에서, 버스가 하루 몇 대뿐인 마을과 젊은이가 떠난 동네가 함께 존재한다면, 그 특례시는 절반만 완성된 것
인구 108만 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도시로 자리매김한 화성특례시.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와 중소 제조업체, 자동차 및 반도체 거점, 그리고 수많은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어우러져 지역 경제의 거대한 엔진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경제 규모와 산업 현장의 가파른 성장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는 화성시의 노동 행정 체계는 여전히 과거의 과(課) 단위 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화성시는 과거 조직 개편을 통해 노사협력과 등을 신설하며 산업 안전과 노동 권익, 이주노동자 지원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하지만 현장의 현실은 과 단위 행정으로 감당하기엔 훨씬 더 복잡하고 다단하다. '노사협력'이라는 명칭 자체도 노동자와 기업이 대등한 파트너로서 상생하고, 노동권과 산업 안전을 포괄적으로 아우르기엔 다소 수동적이고 대립적 구도를 전제로 한 진부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수십만 노동자의 안전과 고용, 복지를 다루는 행정이 하나의 과(課)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는 정책의 확장성과 추진력 측면에서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오늘날 노동 행정은 단순히 노사 갈등을 중재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청년과 신중년의 일자리 창출, 중대재해 예방을
2026년 9월 28일 화성특례시 '장지동 일원 숲가꾸기 사업’ 현장서 다수의 벌채목과 묘목 확인했다. 화성시는 벌채 기준과 식재 계획 공개해야 한다. 화성시 장지저수지 상류 마등산 기슭. 산길 옆으로 잘린 나무들이 길게 쌓여 있다. 산비탈 곳곳에도 굵은 통나무가 놓여 있고, 나무가 베어진 자리에는 흙이 드러나 있다. 한쪽에는 심기 전으로 보이는 묘목 다발도 놓여 있다. 현장에 걸린 현수막에는 ‘2026년 장지동 일원 숲가꾸기 사업’이라고 적혀 있다. 공사 기간은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이며, 시공사는 강남조경으로 표시돼 있다. 이제 화성시가 설명해야 할 것은 사업의 이름을 넘어 왜 이 숲에서 이 나무들을 베어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사진 속 벌채목 가운데에는 상당히 굵은 지름이 30cm 가량의 나무도 보인다. 다만 사진만으로 나무의 수령이나 건강 상태, 실제 벌채 면적을 판단할 수는 없다. 화성시는 사업 대상지와 면적, 벌채한 나무의 수종·수량, 벌채 대상을 고른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숲의 상태를 사전에 어떻게 조사했고, 기존 나무를 보전하면서 관리할 방법은 검토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묘목이 놓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벌채의 필요성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한 원로 트로트 가수가 얼마 전 진안군에서 열린 공연에서 본인의 앞 순서로 무대에 올랐던 젊은 가수의 노래를 바로 비판하며 논란이 일었다. “젊은 아가씨가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는 비판을 했다고 한다. 트로트 자체를 좋아하고 트로트계의 신인 가수들을 응원하며 무엇보다 해당 원로 가수의 노래도 즐겨 부를 만큼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만감이 교차한다. 다가오는 추석 밥상에 원로 가수가 옳은가 신인 가수가 옳은가 하는 논쟁이 올라오지는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아니다. 어쩌면 그런 논쟁조차 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 언제부터인가 명절 풍경을 들여다보면 한 가족 안에서도 식사나 차례를 하는 순간 정도 외에는 세대 간에 흩어져 있는 경우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같은 세대 안에서도 각자의 모바일 화면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모습이 더 익숙해지고 있다. 1인 가구 비율이 이미 36%를 넘었고 일부 청년들은 아예 명절에 귀성하지 않는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때는 서로가 ‘함께’를 꿈꾸던 순간도 있었다. 과거 군사독재에서 최근 비상계엄 사태까지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세력과 맞서 이긴 시민의 광장에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며 서로 인정하는 공존이 이루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고추 한 고랑이라도 직접 따본 사람이 법을 만든 건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늙은 농부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정년퇴직한 뒤 경북 시골에서 16년째 땀 흘려 텃밭을 가꿔온 농부. 묵묵히 들녘을 가꿔온 농부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들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었다. 소멸해가는 농촌의 벼랑 끝에서 마주한 깊은 절망과 탄식이었다. 원인은 최근 농촌을 뒤흔들고 있는 농지 이용실태조사(전수조사)와 경직된 농지 규제에서 비롯됐다. 농지 투기를 잡겠다며 강화된 잣대가 투기 세력이 아닌, 평생 성실히 땀 흘려온 농촌 농민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것이다. “땅을 내놓은 지 2년이 넘었는데 보러 오는 사람 발길조차 끊겼다. 인구는 줄어 빈집만 늘어나는데 누가 시골 땅을 사겠나. 자식한테 물려주자니 직접 농사 안 짓는다고 이행강제금 날아올까 봐, 민폐 될까 두려워 상속도 못 한다.” 현행 농지법상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는 처분 대상이 되고, 처분명령을 이행하지 못하면 매년 감정가 또는 개별공시지가의 25%에 달하는 무거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고령으로 기력이 다해 땅을 처분하려 해도 사려는 사람 자체가 없는 ‘인구소멸 지역’의 현실은 법전에
한가위의 문턱에서 잠시 분주한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 숨을 고른다.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그저 홀로 앉아 있는 그 고요한 순간, 비로소 마음 밑바닥에서부터 차오르는 온전한 충만함을 마주하게 된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채워 넣으라 재촉하지만, 참된 단단함은 바깥의 평가에서 오지 않는다. 스스로 오롯이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아끼는 마음, 그 마음의 뿌리가 깊은 사람은 어떤 비바람이나 세상의 소음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보름달이 구름에 잠시 가려져도 제 빛을 잃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내면의 중심이 바로 선 사람이라야 비로소 타인의 삶도 왜곡 없이 바라볼 수 있다. 훌륭한 정치인이란 자신의 삶에 맺힌 개인적 한(恨)이나 결핍을 풀기 위해 나서는 사람이 아니다. 오직 시민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그들이 진정 아파하고 가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내 대처할 때 비로소 제 몫을 다하는 것이다. 10월부터 경기도 차원에서 중단된 산후조리비를 화성특례시가 자체적으로 내년 1월에 소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행정이 살펴야 할 지점이 바로 이런 곳이다.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의 피부에 닿는 결핍을 제때 메워주는 일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과 2021년 대통령령 개정을 거치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민간기업까지 확대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2022년 1월 1일부터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의 모든 노동자가 빨간 날, 즉 법정공휴일과 임시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받게 되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고 국민 모두의 '쉬어갈 권리'를 법적으로 제도화한 뜻깊은 진보였다. 그러나 이 제도의 그늘 아래 여전히 소외된 이들이 있다. 바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제56조(휴일근로수당) 등 핵심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로 인해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임시공휴일이나 법정공휴일에 일하더라도 휴일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며, 쉬더라도 무급으로 처리되거나 연차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쉬는 날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차별받아야 하는가"라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이 문제는 특정 지역의 이슈를 넘어 지역경제 전반의 노동 환경과 직결된다. 필자가 위치한 화성특례시만 하더라도 전체 사업체의 약 82.5%가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이며, 50인 미만 사업장이 지역 산업의 절대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