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크기업 애플 사(社)의 창시자인 스티브잡스는 크리에이티브한 화법으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감대화법, 그리고 간결하고 명료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직관적 대화법은 바람직한 화술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당하게 발언하면서도 상대의 호감을 유도해내는 화술, 스티브잡스의 화술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가 간직해야 할 아름다운 대화의 기술 중 하나라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스티브잡스는 그의 수려한 화술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이었을까?
‘관점을 디자인하라’을 집필한 박용후 작가는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여기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관점을 전환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연함에 대한 부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스티브잡스는 스텐퍼드 대학 연설에서 “점과 점의 연결”을 강조하였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해 보고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스티브잡스는 이를 ‘재발명’이라 명명하였다.
위에 열거한 사례의 공통점은 ‘관점의 전환’이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에만 집중한다. 분명 보이지 않는다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 즉 관점의 전환에는 소홀한 편이다.
스티브잡스가 이야기한 ‘점’은 존재하고 있는 무언가이다. 하지만 관점을 전환시키면 연결될 수 없을 법한 다른 ‘점’과 연결시킬 수 있다. 보통은 이런 ‘점’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여기에 관점을 전환하여 서로 다른 ‘점’과 ‘점’을 연결함으로써 공감과 더불어 새로움을 장착한 재발명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애플사에서 만든 최초의 아이폰은 음악을 파일 형태로 저장하는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에 인터넷과 전화기의 기능을 연결하여 탄생하였다. 아이팟, 인터넷, 전화기라는 ‘점’들을 관점의 전환을 통해 연결시킨 결과다. 스티브잡스는 다음과 같이 아이폰을 소개하였다.
“아이팟, 인터넷, 전화기, 이해하고 있나요? 이것들은 세 개의 별개의 장치가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의 통합 디바이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이것을 아이폰이라고 부릅니다.”
화술을 분석해 보면, 대중이 이미 사용하고 있었던 아이팟, 인터넷, 전화기를 기준으로 삼아 ‘아이팟, 인터넷, 전화기, 이해하고 있나요?’라 함으로써 형태나 기능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시킨 후, 하나의 통합 디바이스로 재발명 되었음을 설명함으로써 아이폰에 대한 이해를 빠르게 돕고 있다. 분명한 관점의 전환이 가져온 직관적인 설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관점은 어떻게 전환시킬 수 있을까? 견문과 경청의 노력, 창의적인 사고와 폭넓은 지식이 무엇보다 요구되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사안의 이면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는 것은 빠르고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사회에서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박용후 작가가 제시하였던 ‘당연함에 대한 부정’은 해 볼만 하지 않을까? 관점의 전환을 위해 오늘부터 ‘당연함을 부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