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12월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송면 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어천저수지 활용방안을 주제로 한 매송 주민 공론장이 열렸다. 이번 공론장은 매송주민공론장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현재 어천저수지에는 2000년 설립된 어천내수면 어업계가 낚시터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매송면 농업인들은 낚시터 운영이 갈수기 물 부족 심화와 농업용수 수질 악화를 초래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에 낚시터 반대 서명을 화성시에 제출한 바 있다. 반면, 매송면 공동주택 거주 주민들은 저수지를 운동이나 산책 같은 친수 시설로 활용하길 바라고 있다. 화성시는 낚시터 등 어천저수지의 인허가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는 저수지 매각은 어렵지만 둘레길 조성 목적의 부지 매각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매송면 이광재 주민자치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민주도형 공론장은 화성시 최초 사례로, 2023년 주민자치회 의제 사업으로 결정되어 추진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의정부 사례를 참고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쳤다. 공론장은 단순히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숙의 토론을 통해 진행된다. 주민참여단에게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고, 이들을 전문가 수준으로 준비시켜 공론장에 참여시켰다. 매송에서는 주민참여단 38명이 활동했다”라고 말했다.
공론장의 운영 과정에 대해 이광재 회장은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농어촌공사가 공문을 보냈음에도 참석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또한, 관련 행정 8개 부서 중 5개 부서가 불참했다는 점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면으로라도 답변을 받은 점은 다행”이라며 행정의 더 큰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문제가 복잡해질수록 국가와 행정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주민이 직접 참여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공론장에서 진행된 전자 투표 결과는 ‘둘레길만 이용’이 15표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으며, ‘낚시터와 둘레길 공존’은 8표, ‘기존 낚시터로 계속 이용’은 0표로 집계되었다.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합의 권고문은 화성시장과 화성시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 공론장은 화성시 최초 공론장을 통해 주민 스스로가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방향성을 결정하는 사례로서 의의가 크며, 향후 화성시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