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3.1절 행사를 지켜보며 기자로서 느낀 점을 적어본다. 언제나 현장은 영감을 준다. 애정을 가지고, 때로는 날카롭게 바라본 현장에서 항상 쓸 글이 떠오른다.
이번에 다루고 싶은 주제는 축사다. 특히 정치인이 하는 축사는 길면 안 된다. 5분을 넘는 축사는 정말 최악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연설은 듣는 사람을 집중시키고, 감동시키며,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축사하는 사람이 문서를 보고 읽는다면, 그것은 '불합격'이다. 글을 보고 읽는 일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귀한 시간에,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교과서처럼 아무런 감동도 없는 글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머릿속에 대중에게 전할 말이 그렇게도 없나? 그렇다면 왜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나?
내가 생각하는 감동적인 축사는 이렇다. 첫째, 행사 주제와 맞아야 한다. 둘째, 1분 내외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대중은 축사가 길다고 집중하지 않는다. 셋째, 글을 보고 읽는 일은 삼가야 한다. 말하고자 하는 핵심 키워드만을 머릿속에 담고, 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발음이 분명해야 한다. 특히 말끝을 흐리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아무리 중요한 말을 한다고 해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대중은 솔직한 연설을 알아본다. 눈을 맞추고, 호흡하며, 그들과의 교감을 통해 듣는 이의 집중을 끌어야 한다. 우리는 귀한 시간에 가치 없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또한, 그런 말을 하고 싶지도 않다. 생명은 유한하고, 우리의 시간도 유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