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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준원 화성습지시민서포터즈 대표, "매향리 주민의 투쟁사 없다” 분노

21일 오전 전만규 (전) 매향리평화마을건립추진위원장 출판기념회
출판기념회에서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 "전만규 없는 매향리는 가짜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 화성특례시에서 주최하는 매향리평화기념관 개관식
기자간담회에서 전만규 (전) 위원장, “괴물이 앉혀졌다” 일갈
이준원 화성습지세계유산등재추진시민서포터즈 대표, 개관식 행사 도중 "매향리 주민의 투쟁사 없다” 라며 분노

화성 =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영원한 매향리 위원장', 전만규 (전) 매향리평화마을건립추진위원장이 4월 21일 오전 10시, 칠순을 맞는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최근 이전하여 새롭게 조성된 '매향리평화역사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지난 30여년간 매향리와 전만규 위원장과 인연을 맺은 수많은 시민사회문화 인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찾았다.

 

전만규 위원장은 "서해안의 작은 갯마을 어부가 겪은 파란만장했던 사연과 아주 특별한 우리 매향리의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며 "무지막지하게 투하된 미공군전투기의 폭탄들이 여러 작가들의 손길을 거쳐 조형물로, 작품으로 거듭났다.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이전하게 되어 안타까우나 다시 정성으로 가꾼 평화역사관도 둘러보시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에는 바로 옆 매향리평화생태공원 내에서 매향리평화기념관 개관식이 열렸다. 건립 후에도 수년이 지나도록 주민들과의 합의가 원만하게 풀리지 않은 가운데 열리게 된 화성시의 공식 개관식이다.

 

전만규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세계적이고 희귀한 매향리의 반전 평화 메시지를 화성시가 제대로 알고 이 공간과 자료를 대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전만규 위원장이 미군기지철거 투쟁을 하던 시절 힘이 되었던 이명식 조암신흥교회 전 목사, 이철영 고온교회 전 담임목사, 그리고 김경희 전 화성시의장,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 한미경 전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전일성 전 쿠니사격장 통역관, 이기일 전 매향리 스튜디오 예술감독 등 모두 7명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축사를 전했다.

 

이철영 목사는 "오는 길을 보며 14년 전 함께 웃고 함께 울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감개무량하고 감사하다"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명식 목사는 "비행기소리에 대화도 어려운 상황에서 경운기 타고 집회를 다녔다"며 "전만규를 보면 예수가 생각나고 전태일이 생각난다"고 역시 먹먹함을 전했다.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이기도 한 홍성규 대변인은 "진짜가 나타나면 가짜는 훤히 다 드러나는 법이다. 지금 이곳 역사관에서 (오전에) 출판기념회가 열리면서, 오후에 하는 개관식은 껍데기로만 치르는 행사가 되었다"라고 강하게 일갈하며 "전만규 없는 매향리는 가짜다. 투쟁 이후의 기념 과정도 정말로 민주주의답게 제대로 진행되기를 강력히 소망하고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최두석·이오장·전비담·전종호 4명의 시인이 무대에 올라 시낭송으로 축하했고, 이어 본격적으로 '자서전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용한 전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직접 대담도 진행했다. 김용한 전 교수는 매향리 미군기지철거투쟁 당시부터 함께 한 전만규 위원장의 오래된 친구기도 하다.

 

한편,  이날 1층 다목적실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정명근 화성특례시장과 배정수 화성특례시의회 의장, 주한 미7공군 공보실장, 도·시의원, 전만규 前 매향리주민대책위원장, 유물 기증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함께 기념했다.  현장에서는 유물 기증식과 감사패 수여, 기념 세리머니를 비롯해 전시 관람 및 축하 공연이 진행됐으며, 미7공군사령관의 축사, 마리오 보타의 영상메시지 등 주요 인사들의 인사도 이어졌다. 매향리평화기념관은 지난해 12월 20일 임시 개관했었다.

 

이날 오후 1시 40분 경 전만규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질의 응답에서 “여기가 로마입니까?” 라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는 절절한 목소리로 '마리오 보타'라는 외국 건축가의 손을 거쳐 탄생한 ‘매향리평화기념관’이 자신들의 상처를 담기엔 너무도 이질적이고 웅장하다고 말한다. 과거 미군 폭격장으로 쓰였던 이 땅은 수십 년간 주민들의 삶을 파괴해왔으며, 현재의 기념관은, "괴물이 앉혀졌다"라며 분노했다.

 

이번 기념관은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설계로 주목받았다. 아름답고 화려한 외관에 많은 이들이 감탄하지만, 그는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한옥 건축가들이 있다”라며, 왜 굳이 외국인의 손에 이 공간이 맡겨졌는지 되물었다.

 

또한, 화성습지세계유산등재추진시민서포터즈 이준원 대표는 기념관 개관식 도중 마이크를 들고 발언을 하려다 주최측으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그는 본지 기자와 별도로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심정을 말하며, “미군이 사용하던 기존 건물들이 너무 변형돼 원형을 알 수 없다”며 “철조망 안만큼은 아무것도 넣지 말고 원형 보존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평화기념관에서 매향리 주민의 투쟁사가 없다. 라고 강하게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목숨 걸고 싸운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흔적이 없다”라며, "투쟁 자료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반드시 기록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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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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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플러스 대표, 편집장 박상희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