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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화성 메세나" 사각사각 - 3인 작가 전시 (상상 속 경계와 프레임)

시혜진 - 유연한 관계와 유기적 공존
현수영 - 행복이란 잔상
황정경- 이상과 현실이 마주하는 순간

 

상상 속 경계와 프레임

 

정보경 (이용노의집 학예연구사)

 

이번 전시는 작품과 공간(프레임)이란 포괄적

개념을 중심에 두고, 선 (Line-라인) 작업을

연계하여 "공간의 확장과 관계의 유연함" 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는 앞 서 말한 "자연에서 안정감을 가지는

형태(구조)는 구불구불한 선" 이란 문구를 차용하여,

각기 다른 작품과 고유 영역의 주변으로

선(Line-라인) 을 이어, 유기적 연결 및 관계를

맺어 보는 것이다.

또한, 선의 안팎으로 작품을 배치하여 또 다른 

공간으로 확장해 나아가는 시각적 방법으로 전시작을 

구성했다. 

 

7월 21일 부터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 갤러리에서는 3인 작가의 전시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2023 화성메세나로 진행된 전시이다. 화성시문화재단은 기업과의 협력으로 예술단체를 후원하고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 및 예술 재원 다양화를 위해 지속 가능한 문화 후원' 화성 메세나' 사업을 추진한다. 이 전시가 그 첫 사례이다. 

 

사각 사각 - 상상 속 경계와 프레임 전은 시혜진, 현수영, 황정경 작가의 그림으로 전시장이 구성되었다. 이 세 작가는 <미로>라는 그룹을 만들어 활동한다.  <미로>는 시각예술가 3인이 각자의 작업 탐구와 소통을 위해 활동하는 그룹이다. 시혜진 작가는 '유기적 관계와 유기적 공존' 이라는 주제로, 현수영 작가는 "행복이란 잔상" 이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했다. 황정경 작가는 "이상과 현실이 마주하는 순간" 이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했다. 

 

<황정경 작가의 글>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이 글은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의 한 구절이다. 
사나이의 모습이 우물안에 비쳐진 순간 그 안에 풍경과 함께 사나이가 살고 감정이 살아나는 시이다.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그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의 모습이 비쳐진다. 그만큼 우리의 정체성과 역할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물에 비친 사나이는 빛의 반사를 통해 자신과 주변을 우물이라는 색다른 환경에서 바라본다. 우물 밖의 사나이는 보다가 미워져 떠나버리는 행동으로 우물속 사나이보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행보를 결정한다. 이처럼 삶은 다양한 각도에서 비쳐지고 바라보고 영향을 주고 받음으로 생각이 자라나 나타난 결정과 행동으로 이어진다.

빛이 비쳐지고 반사하는 과정을 삶의 모습이라고 본다면 반사하고 투과하고 그림자 지는 일련의 과정이 곧 주변의 환경과 유기적인 관계의 과정임을 깨닫는다.

이렇듯 우리의 이상과 꿈, 그리고 현실 생활의 사이에서 균형과 조화를 맞추어 가는 것에 나의 주변과 주고받는 관계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생활인으로서 이런 환경의 기초가 집에서부터 시작한다. 
집은 행복의 원천이어야 한다. 
바로 집과 가족, 환경에 따라 우리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꿈은 밖으로 새어나와 표출되기도 펼쳐지기도 할 것이다. 

우리 미로 팀은 이번 [사각사각] 전시를 통해서 집이 주는 이상적인 삶에 대해, 그리고 환경과 관계의 유기성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물 안 사나이의 모습과 우물 밖 사나이는 별개의 객체가 아니듯 우리는 집과 집 밖의 환경을 하나로 뭉뚱그려 우리의 삶에 물들이고자 한다.
사각형이 지배적인 현재의 주거문화를 되돌아보며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인 사각형 이외의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고찰하는 시간이다. 그동안 집 이외의 부분이라 생각하고 주거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부분, 사각지대라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곳을 [사각사각]전에서 일깨우는 일환으로 창문 밖의 자연 환경을 집안으로 끌어 들여오고 집안의 모습을 색다른 상상으로 보여주고 채워줄 전시를 열고자 한다.


각자 자기 안의 이상향을 머금은 빛으로 여과하고 그 내면의 빛이 밖으로 반사되고 주변의 관계의 유기적인 행보로 인해 구성원이 영향받고 결과적 그림자가 펼쳐지는 전시이다. 이상하고 새롭고 낯선 재미있는 집의 모습을 통해 내 현실의 삶을 비추어보고 환경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나의 주변으로부터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마무리 맺음처럼 풍경과 나는 하나가 될 수 있다. 
시에서는 우물 밖의 자연을 우물안으로 끌어들여 왔지만 우리의 내면은 그 지점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좀더 자유롭게 자아 확장될 수 있다.
[사각사각]전에서 미처 즐거움을 발견하지 못했던 주변환경과의 관계를, 그리고 안과 밖의 조화와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을 기대한다.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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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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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플러스 대표, 편집장 박상희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