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금)

  • 구름조금동두천 25.5℃
  • 흐림강릉 25.6℃
  • 구름많음서울 28.2℃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5.4℃
  • 흐림광주 26.8℃
  • 구름많음부산 28.4℃
  • 흐림고창 25.8℃
  • 제주 27.2℃
  • 구름많음강화 24.6℃
  • 흐림보은 24.6℃
  • 흐림금산 24.9℃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경주시 24.9℃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조선의 교통과 통신

오피니언- 화성지역학연구소장 정찬모

 

조선시대에는 사람이나 동물이 교통수단의 역할을 하였으며, 역(驛)은 바로 그들의 출발지와 종착지, 그리고 중간 기착지에 설치된 공공기관이었다.

 

동양에서 역전(驛傳)제도는 중국 고대국가에서 시작되었다. 주(周)나라는 이미 기원전 10~9세기 경에 마차와 도보에 의한 전거(傳遽)제도와 사신 접대를 위한 관사(館舍) 제도를 실시하여 교통과 통신의 기능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나라의 전거제도는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더욱 체계화되고, 통일왕조인 진(秦)·한(漢) 시대에 정(停)·우(郵)·역(驛)·전(傳)과 같은 다양한 조직으로 정착되었다. 역은 소식을 전달하는 기관으로 한나라 무제(武帝) 때를 전후하여 나타난다. 역은 대체로 30리마다 설치되었는데 말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전달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었다. 진·한의 교통조직은 수(隋)·당(唐)을 거치며 점차 통합되어 우와 역, 관사를 포괄하는 역전제도로 발전하였고, 송(宋)의 체포제(遞鋪制), 원(元)의 참적제(站赤制)를 거쳐 명(明)의 역체(驛遞)제도로 발전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중국의 제도를 수용하여 역을 두었는데, 그 기능은 대략 다음의 3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전명(傳命) 기능으로 중앙과 지방 사이에 왕명을 비롯한 국가의 행정 명령을 전달하는 기능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전명의 방법은 고려시대에 확립되어 조선시대로 계승된 것으로 파악된다. 둘째는 진상(進上)과 공부(貢賦)를 운송하는 기능이다. 중앙 정부는 지방으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여 재정을 충당해야 하므로 국왕에게 올리는 진상품이나 공물, 사신의 행차에 뒤따르는 짐을 운반하는 데 있어 역의 역할은 매우 컸다. 따라서 도로와 수레 등의 운반수단을 관리하는 역은 배를 이용하는 조운제(漕運制)와 함께 물자 수송에 크게 기여하였다. 마지막으로 사신을 접대하고 짐을 운반하는 데 필요한 말·수레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조선시대에는 매 30리마다 역참(驛站)을 두어 중앙과 지방의 행정문서를 전달하고, 공공기관에 필요한 물자를 운송하며, 국내외 사신의 왕래에 따른 접대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또한 역참은 여행자에게 숙박의 편의를 제공하는 교통 통신 기관의 하나였다.

 

『세종실록』 「지리지」를 보면 세종대에는 전국에 44개의 역도(驛道)가 있었고 그 예하에는 총 538개의 역(驛)이 소속되어 있었는데, 경기도에는 8개 역도에 60역이 소속되어 있다. 당시 수원에는 동화역(同化驛)과 장족역(長足驛)이, 남양에는 해문역(海門驛)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들은 진위의 청호역(菁好驛), 양성의 가천역(加川驛), 안성의 강복역(康福驛)과 함께 동화도(同化道)에 속하였다. 동화도는 서울에서 동화도를 거쳐 충청지역의 성환도(成歡道)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로서 종9품의 역승(驛丞)이 파견되어 관련 행정을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