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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윤 개인전

 

8월 13일부터 9월 30일까지 창문아트센터  gallery MOON 에서는 박석윤 개인전이 열린다. 월-토 11시에서 4시 사이에 열며 일요일은 쉰다. 

 

기억의 소환 

 

작가는 20여 년 전 귀촌하면서 논길 옆에 녹슨 함석의 방앗간을 발견하고, 그 이후로 이 방앗간은 그의 작업에 큰 영감을 주었다. 매년 가을이면 쌀겨를 배출하던 이 방앗간은 몇 해 전제 역할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 방앗간을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방앗간에 어머니를 따라갔던 기억, 벨트에 옷이 끼어 큰 사고를 당할 뻔했던 일, 그리고 함석으로 만들어진 양동이, 대문, 지붕, 담장 등 수많은 기억들이 그의 작품에 반영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녹이 슬고 부식되어가는 함석은 시간의 덧없음을 이야기 한다.

 

함석에서는 white, gray, dark brown, burnt sienna, black까지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는 타임캡슐과도 같다.

 

귀촌 이후 생활을 위해 배운 용접 기술과 함석의 만남은 작가에게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용접 드로잉 – 흔적 

 

작가는 골함석, 평함석, 동판 등에 용접봉으로 쇠를 녹여 '흔적'을 만드는 용접 드로잉 작업을 진행한다. 용접봉이 지나가는 자국마다 마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용접 마스크를 쓰고 파란 불꽃만을 바라보며 용접봉을 휘두를 때는 불꽃 부분만 보이지만, 마스크를 벗는 순간 용접봉이 지나온 흔적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힘을 주는 강도에 따라 철판은 구멍이 나고 깊은 흔적이 생기며, 힘을 빼고 빨리 지나간 용접봉의 흔적은 가볍게 남는다. 이는 마치 삶의 궤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그간의 삶을 돌아보며 가볍게 지나온 흔적들을 회상한다. 시간이 지나 철판이 산화되고 녹이 슬어 변화되어 가는 작품 자체가 삶의 한 부분임을 표현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박석윤 작가의 독창적인 용접 드로잉 작품을 감상하며, 그의 삶의 이야기를 만나 보시길 바란다.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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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미담플러스 대표, 편집장 박상희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