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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모 전 화성시장 인터뷰

박상희의 브런치 인터뷰

 

학부모회 모임차 간 동탄 브런치 까페에서

우연히 만난 서철모 전 화성시장은

아내와 아들, 며느리, 손녀의 사진을 자랑하는

따뜻한 우리의 이웃이었습니다.

 

8달러 짜리 게스트 하우스에서 반바지만 입고 누워 있는 사진을

웃으며 보여주는 서철모는

시장이어도, 시장이 아니어도

너무나 매력적인 사람 이었습니다.

 

‘가족의 행복’이 ‘인생 최대의 바람’이라는

서철모의 인간적인 매력을 저와 함께 느껴 보실까요? / 편집자 주

 

Q> 느닷없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자녀 교육을 하신 건가요? (서 시장의 아들은 용인외고를 거쳐 예일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하고 있다)

 

아들이 어렸을 때 10살부터 16살까지 제가 집에서 3~4시간씩 홈스쿨링을 했어요. 그 외 시간에는 예체능으로 채웠어요. 축구 하고 스키타러 다니고 물놀이 하러 다니고, 여행 다니고 6년을 그렇게 놀았어요. 아내와 상의해서 결정한 게 ‘우리가 돈을 버는 걸 양보하자’였고, ‘애 하나인데 그럼 내(서철모)가 일을 안하고 애를 돌보겠다’ 고 결정 한거죠.

 

Q> 홈스쿨링은 어떤 방식으로 하셨는지요? 좀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첫 번째로 부모가 자식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예를 들어 애가 학원을 다닌다고 하면 그 반에서 1등을 한다면 반을 옮겨야 해요. 더 잘하는 반으로. 한 3등 쯤에 맞추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그 학원이 의미가 있는 거죠. 사실상 우리 아이는 학원도 과외도 한 적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아는 문제를 계속 공부하지 않아요.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는 거지. 예를 들어 덧셈 문제집 100문제를 풀게 하고 나서 틀리는 유형이 나오면 그 유형을 편집해서 제가 문제를 모아서 풀게 해요. 그래서 애가 모르는 걸 공부 하게 해요. 시간을 아껴 주죠.

 

세 번째로 가장 중요한 건 ‘창의력’이라고 생각해요. 수학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선생님 입장에서 문제를 내보라고 해요. 실제로 선생님이 낸 문제와 비교해서 매칭율을 비교 하는 거죠.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선생님의 입장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Q> 오늘 학부모 모임이다 보니 궁금한게 있는데, 특목고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특목고를 없앤다고 사교육 시장이 사라진다고 보지 않아요. 특목고가 목적이 아니라 명문대를 보내려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특목고가 사라져도 애가 공부 잘해야 명문대를 간다는 인식은 사라지지 않는 거에요. 그러니까 그건 합리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것은 문화 자체가 바뀌는 거에요. 대학 등급을 1등급에서 10등급 중으로 러프하게 나눠서 제비뽑기를 한다던지 파격적인 방법을 쓰는 거죠. 길게 보면 문화가 바뀌어서 대학을 가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문화로 전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육의 문제는 끝내는 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 인데요. 제 철학은 내가 행복해지려고 태어난 사람이라는 걸 인지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행복해지려면 과정이 행복해야 돼요.

 

그리고 절대 아이 친구끼리 비교 하지 않았어요. 제가 부모로써 주어진 조건에서 어떤 부모보다 좀 더 해주려 노력했어요. 자식한테 관심 가지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어요. 애가 잘 되는 건 부모의 열정입니다. 부모가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해서 어떻게 미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제 방식을 다 따라하는 건 손해에요. 저는 6년간 일을 안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주어진 조건에서 각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 하다는 겁니다.

 

Q> 삶의 가치관은 어떤가요?

 

무슨 문제든 해결을 하려면 팩트를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에요. 저희 부모님은 무학 이시거든요. 저는 원래 중졸이에요 중학교 나오고 직장생활 하다가 나중에 고등학교 갔다가 사관학교를 갔거든요.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한 비난은 절대 나를 발전 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 사람이 나보다 여유롭다고 맨날 비난해봐야 내가 부자 되지 않아요. “저 사람은 나보다 잘 사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잘 살게 되지”가 포커스가 되야 해요. 본질을 인정 해야 됩니다.

 

Q> 시장 선거에 지고,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합니다.

 

내가 시장 선거에서 졌다고 인생의 패배자는 아니에요. 나는 내 만족 속에서 살면 되는 거예요. 새로운 걸 준비하고, 과정을 받아들이고 훈련돼야 하는 그거로 생각해요. 예를 들어 내가 평생 대리에서 과장을 못 해도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거든요. 오늘의 철모는 54년 동안 걸어온 내 발자국의 합이 나를 만든 거지. 그럼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 행복해지는 게 중요해요.

 

Q> 시장 시절 공무원들은 어떤 마음으로 대하셨는지요?

제가 시장하면서 4년 동안 화성시 공무원들한테 제안했어요. 당신이 시민들한테 잘하기 위해서 가장 소중한 건 당신 가정의 행복이다. “가정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세요. 당신의 가정이 행복을 느끼면 당신의 가정을 유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이 공무원이라는 직위이기 때문에 시민들한테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근데 공무원들이 시민들한테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지면, 이것을 풀어내지 못합니다.”라고 조언했어요.

 

/ 이 밖에도 자녀 교육, 학교 문제, 식당 해서 장사 잘되는 법, 사회적 경제에 대한 신념 등 여러 주제를 뛰어넘어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으로 그와 대화는 너무 즐겁고 유익했어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박상희의 느닷없는 브런치 인터뷰는 쭉 계속됩니다. 편집자 주/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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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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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플러스 대표, 편집장 박상희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