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이 미래를 바꾸러 907기후정의행진에 갑니다!"
907기후정의행진에 참석하기 위하여 화성에서 출발하는 버스에서 각자 피켓을 만드는 중 하나의 피켓에 눈길이 갔다. "현민이가 누구에요?" "아, 저는 그물코평화학교 교사 김원인데요. 현민이는 지금 저와 함께 가고 있는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청소년들을 비롯하여 우리 모두의 미래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희망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보자고 적어봤어요!"
전국 611개 환경·시민·노동·종교·정당들이 함께 한 '907 기후정의행진'이 9월 7일 토요일,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열렸다.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주최측 추산 3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화성에서도 처음으로 함께 버스를 타고 참석했다. 강종필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전까지는 개별적으로 참석해왔는데, 지역에서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인사도 하고 행진도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동탄은 들르지 못하고 봉담과 향남만 들러 아쉽다. 내년에는 미리 준비하여 동부와 서부 등 버스 2대를 꽉 채워보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버스 안에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행진에 쓸 자신만의 피켓을 준비했다.
진보당 수석대변인이기도 한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은 "확! 싹! 다! 바꾸러" 참석한다고 적었다. 홍 소장은 "이미 우리 시민들은 자기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실천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와 기업이다. 여전히 원전확대와 수출, 신공항 건설에 매달리는 정부, 그리고 '그린워싱'으로 이미지 관리에만 신경쓸 뿐 정작 제대로 된 대책에는 관심 없는 대기업들의 행태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남역부터 신논현역까지 대로를 꽉 채운 참석자들은 다양한 각계 발언과 공연이 어우러진 본대회를 마치고 삼성역까지 행진했다.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방출하는 대기업 본사가 가득 찬 거리다.
전국의 환경운동연합 대열과 함께 행진한 화성 참석자들 앞에는 '화성환경운동연합, 화성시민재생에너지발전협동조합, 진보당 화성시위원회' 등 3개의 깃발이 나란히 섰다. 전국에서 모인 참석자들이 많아 애초 5시 30분경 마치려던 행진은 한 시간을 훌쩍 넘겨 7시가 다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한편, 올해 기후행진은 서울 강남대로를 비롯하여 대전, 부산, 제주, 포항, 지리산 등 5곳에서도 동시에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9월 유엔총회를 앞두고 열린다. 올해 행진에서는 △기후위기와 기후재난, 불평등과 부정의에 맞서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핵진흥 정책을 막고 탈핵·탈화석연료·공공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오직 돈벌이를 위한 신공항, 국립공원 케이블카, 4대강 개발사업을 막고 생명과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마음과 요구를 담았다.
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