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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환경운동가에게 마이크 1분도 허용하지 않는 매정한 화성특례시

발행인 칼럼

 

본지는 매향리평화기념관 개관식에 관련된 기사를 4월 23일 작성했다. 개관식 축하공연이 끝난 후 이준원 화성습지세계유산등재추진시민서포터즈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1분만 발언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마이크는 허용되지 않았고, 힘없이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 장면은 그저 하나의 해프닝이 아니라, 화성특례시가 발언하고자 하는 ‘시민’이자, ‘환경운동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화성시는 ‘매향리평화기념관’을 열었지만, 정작 알맹이는 매향리 주민 속에 있고, 진짜 매향리 주민의 아카이빙은 ‘매향리평화역사관’ 돔 텐트 안에 있다.

 

오죽했으면 이준원 환경운동가가 마이크를 들었겠는가? 매향리평화역사관을 만들어 냈던, 그 공간을 오랫동안 지켜온 사람과 그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는 개관식 공식 행사 어디에 있나? 공식행사에서 마이크를 들었던 사람은 화성특례시장, 화성특례시의장, 미 7공군 공보실장 축사대독, 권칠승 국회의원 축전, 전용기 국회의원 축전, 마리오 보타 영상 축전이 전부 였다. 유물 기증 퍼포먼스 와 더불어 ‘매향리의 살아있는 역사’ 전만규 님에게도 마이크를 줬어야 했다.

 

또한, 그 자리에 있었던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이준원 환경운동가가 “할 말이 있다”고 말했을 때, 잠시 귀 기울였다면 어땠을까. 행사의 흐름상 곤란했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의 대화는 가능하지 않았을까. “어르신,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행사 중이라 바로 듣기 어려운데, 제 비서를 보내겠습니다. 편하게 말씀 주세요. 제가 직접 챙기겠습니다.”

 

잠시 상상해 본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그렇게만 했더라도 시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진정성이 전달 됐으리라 생각한다. 그 짧은 한마디가 갈등을 풀고, 신뢰를 쌓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었다. 

 

이 도시의 특례는 누구를 위한 특례인가? 화성특례시의 품격은 어디에서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