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님께서 장례업을 선택하시게 된 이유와 인간의 죽음과 삶에 대해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군에 가기 전에 결혼하지 않은 삼촌이 간경화로 돌아가셨어요. 군에 입대하고 2주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두 아들을 먼저 보내고, 밭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도 위암으로 돌아가셨고요. 가장 늦게 돌아가신 분이 증조모이신데 98세로 돌아가셨어요. 그런 경험을 통해 삶의 공허함, 내가 기댈 수 있는 담벼락 같은 존재들이 없다는 것에 저녁 때만 되면 힘들었어요. 군 제대 하고 3년 이상 방황했던 것 같아요. 우연한 기회에 장례업을 하게 됐어요. 이 일을 하면서 죽음이 무엇인지, 죽음 후에 남겨진 가족들의 애도, 애도 심리와 관련된 것을 공부하게 됐어요. 주변에서 “은행에 다니다가 갑자기 납골당, 장례업을 하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 힘든 사람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긍정적인 차원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은 태어나면 안 죽을 수 없는데, ‘나를 완전하게 드러낼 수 있느냐? 나를 드러낼 수 없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삶의 방향이 바뀌는 거거든요.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교육하고, 강의하고, 실습도 하고, 은행 다닐 때보다 훨씬 더 나은 거 같아요.
다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책 하나만 꼽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논어를 좋아해요. 공자의 생활 습관 때문에요. 공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물어봐요. ‘여지하 (如之何) 의 자세’가 나와요.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물음표가 항상 나옵니다. 물어보는 모습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지 않을까? 그분은 실천적으로 그 모습을 논어에서 보여줘요. 제가 이제 ‘여지하’라는 삶의 자세를 참 좋아하는 게, 나이가 들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됐더라도 내가 잘난 게 아니라 주변 사람한테 어떻게 할지를 물어본다고 하면, 상대방을 참여하게끔 하는 효과가 있거든요. 물어봐 주면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든요. 공자의 모습이 그거였어요.
강의를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의 주제는 주로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사회복지, 웰라이프, 웰다잉, 애도 심리 이런 것을 주로 강의해요. 정부도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되다 보니까 죽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미국도 청소년 자살률이 꽤 높았는데, 일본도 그렇고, 학생들 대상으로 죽음 교육을 했거든요. 청소년 세대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쉽게 해요. 문제가 생기면 나만 없어지면 다 해결될 거로 생각해요. 죽음 하나를 가지고, 수많은 주변 사람들에 영향을 미치는 거는 잘 생각을 못 하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죽음에 따른 상대적인 반응을 교육 하는 거고요. 나이 든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봤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의미, 종교적 의미, 생활 속에서 의미 등 종합적인 강의를 하죠. 생각해보지 않았던 거에 대해서 생각해서, 그 시점부터 삶의 방향 길잡이가 될 수도 있거든요. 내 삶이 변해야 하고, 삶 속에서 새로운 걸 추구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추구하지 못해요. 근데 외부적인 자극을 주는 거죠.
대한민국의 자살률이 꽤 높아요. 이것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어쩔 수 없이 죽음이라는 건 순서가 없어요. 나이가 들어서 돌아가시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호상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젊은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되게 힘들어해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도 힘들어하는 이유를 본인은 분명히 알거든요. 결국은 교육밖에는 없어요. 죽음도 현상적인 죽음으로 분류해 버리면 너무 단순한데, 반응에 따른 죽음으로 분류를 하면 사람의 반응이 확실하게 차이 나요. 내가 아침에 출근하면서 ‘나 회사 다녀올게요’ 하고 갔는데 사고로 돌아가시면 남아 있던 가족이 어떻게 반응할 건지를 교육을 통해서 안다고 하면 내 삶의 모습이 달라지는 거예요. 단순히 ‘갔다 올게’가 아니라 정말 인사하는 장면인데도, 모습이 달라질 거고 하루하루의 삶이 진실하게 변화할 수 있거든요. 그런 방향으로 죽음 교육을 해줘야 하는 거죠. 교육할 때 자살자가 포커스냐? 자살 지인이 포커스냐? 자살 유가족이 포커스냐? 자살 시도자가 포커스냐? 다 달라져야 해요.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았다면, 이 사람은 언제든지 대상이 될 수 있겠죠. 자살 유가족들도 고위험군이에요. 과거에는 한 30%만 위험군이었는데 지금은 50%가 고위험군으로 들어가요. 그러니까 자살의 문제는 주변 동료, 지인, 친구, 친척까지 모든 그룹을 대상으로 봐야 해요.
최근에 준비하고 있는 일이 있으신지요? 화성시민께 소개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저도 "지방 정치해 보고 싶다." 이번에 마음을 굳혔어요. 어디에 도전할지는 확정되지는 않은데, 2년이라는 시간이 급하게 정치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국회에서 ‘김대중 정치학교’가 있어서 수료했고, ‘지방재정학교’에서 공부하려 합니다. 은행원 출신이라 재무회계에 대해서 알고는 있지만, 지방재정을 알게 되는 교육과정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어서 신청했어요.
화성시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하고 싶으신가요?
화성시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계속 발전하고 있고 기업체 수 1위라는 표현을 하는데, 기업이라는 것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거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안 좋아지면 언제든지 빠져나가거든요. 근데 화성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뭐였을까? 앞으로는 화성이 어떻게 될까? 지금 화성은 서부 지역에 가보면 새벽 시간, 저녁 늦은 시간대 정말 화학약품 냄새가 많이 나요. 제가 위험물 취급 자격도 있어서 냄새 맡아보면 어느 공장에서 나는 냄새인지 아는데 환경이 너무 안 좋은 거죠. 생활 환경 문제, 쓰레기, 오·폐수 문제, 공장과 마찰 이런 것들이 가시화됐을 때, 화성에서는 수많은 업체를 조건 없이 받아들였는데, 이제는 많은 숫자가 빠져나가야 하거든요. 시장님이 작년 말 인터뷰에 화성은 7조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7조가 필요하다고 주변 분한테 얘기를 했었거든요. 면적이 넓다는 것은 고정 비용이 훨씬 높은 지역이다. 화성의 향후를 대비해서 재정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 해야 한다. 시장님이 이제 20조 투자 유치 목표를 세워주셨잖아요. 중소기업체들은 조금만 어려우면 빠져나가요. 그 지역은 완전히 슬럼화되는 거고, 그보다 더 못한 업체들이 들어오게끔 돼 있거든요. 산업은 그렇게 돼 있어요. 수도권에 대한 완화 정책이 좀 있을 때 대기업 유치를 명확하게 해줘야 하는데, 이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대부분 해외로 나가려고 하죠. 서구에 대한 넓은 면적을 어떻게 채워나갈 건지를 화성시 전체가 고민을 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녹색 도시로 선언을 해도 될 것 같고, 다문화 인프라를 흡수해서 글로벌 도시로서 포부를 넓혀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발전하는 지역은 아세안하고 아프리카에요. 화성은 정말 인프라 자체가 너무 좋아요.
화성시민에게 자유롭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부탁합니다. 이제 창간 1년을 바라보는 미담플러스에도 힘이 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처작주 (隨處作主) - 있는 자리에서 주인이 돼라. 사회는 특별한 한 사람이 바꾸는 게 아니에요. 자기 분야에서 내 일을 잘하면, 그 사회가 바뀌는 것에요. 내 분야에서 점점 자라서 화성시가 경쟁률 1위, 서울보다 더 넓은 면적, 맥켄지가 예상하는 세계 7위 도시, 이런 자긍심을 가지고 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한다고 하면 화성시는 분명히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담플러스 또한 있는 이 화성에서 ‘수처작주’의 자세로, ‘내가 있는 이곳에 서서 주인이 되겠다.’ 편향된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정론직필의 언론 기관으로 일 하신다면, 시작은 짧았지만 누구보다도 오래 갈 수 있는 그런 언론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화성 시민’,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미담플러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