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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고령친화도시

최혁의 일곱 번째 이야기

 

2024.9.12.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 2022~2052년에 따르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 가구는 불과 13년 후인 2038년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선 뒤 2052년에는 1,178만8222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인 가구는 2037년 971만4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40.1%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1인 가구 증가의 문제점은 고령층 위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1인 가구 중 고령 가구의 비중은 2052년에는 51.6%까지 높아져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어가며, 특히 80세 이상인 1인 가구가 23.8%로 전 연령대를 통들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추계를 발표하였다.

 

위와 같이 가구의 구조적 변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사회와 지방정부가 사회보장 제도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제까지는 가구 기준하여 만들어진 사회보장제도가 개인 단위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07년 활기찬 노년(Active aging)모델을 기반으로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GNAFCC)라는 국제연대를 발족하였다. 고령친화도시의 조성을 위해 필요한 도시환경정책에 대한 가이드는 외부환경과 시설, 교통수단 편의성, 주거환경 안정성, 여가 및 사회활동, 사회참여와 일자리, 사회적 존중 및 통합, 의사소통 및 정보, 건강 및 지역사회 돌봄의 8개 영역이다. 2022년 12월 현재 51개국 1,445개 도시와 지역사회가 해당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40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고령친화도시는 정든 곳에서 나이 들어감(Aging in place), 도시 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고령 친화가 구현될 수 있는 정책과 인프라가 조성된 도시로, 궁극적으로는 노인을 포함해 모든 세대의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럼 우리나라 노인문제의 현실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10년), 독일(36년), 프랑스(39년)와는 달리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것이다. 하지만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시니어를 중심에 놓고 연금, 정년, 의료, 교육 등 모든 정책과 산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시점이지만 개혁의 움직임은 더딘 것이다. 건강과 소득을 갖춘 노년층을 일컫는 ‘영 올드(Young Old)’가 소비와 생산의 주체가 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노년층은 노후 버팀목의 부재 속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최근 10년 기준 2%대에 불과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든 노인 절반은 100만 원 아래의 월급을 받는 현실 때문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며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기 상황에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화가 전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2024∼2034년 연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위의 통계수치는 우리나라 전체의 현황이며, 화성시의 노인인구 비중은 2024년 5월말 기준 10.6%, 평균 연령은 38.9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며, 출생아 수도 전국 1위의 도시이다. 하지만 이는 평균의 함정이다. 화성시의 노인인구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도시의 발전에서 동·서간 불균형이 심각한 것처럼 인구구조에서도 동·서간 불균형이 심각하다. 서부지역 중 인구가 증가하는 향남읍, 봉담읍, 남양읍 3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서부지역의 인구비율은 초고령 기준인 20%를 모두 넘어섰고 심각한 곳은 33.3%에 이르고 있다.

 

장래가구추계를 살펴보면 불과 13년 후면 1인가구와 노령가구의 수가 40%를 넘어서기에 늦었지만 화성시 차원에서도 가구 수 변화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여 ‘고령친화도시’를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연금, 정년, 의료, 교육 등의 핵심 정책은 중앙정부가 나서서 수정해야겠지만, 시 차원에서는 보건의료, 요양, 생활지원, 교통, 주거형태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교통과 주거형태의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에 ‘고령친화도시’ 준비를 위한 기금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금의 재원은 화성시의 결산서를 살펴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2023년도 순세계잉여금이 2,591억원이다. 이 잉여금을 활용하여 매년 일정액을 ‘고령친화도시’ 준비를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고 제도와 시설을 준비한다면 가능하리라 본다. 또한 화성시의 기금규모는 인근 유사한 자치단체와 비교해 보아도 낮은 수준이므로, 예산의 정교한 분석과 계획을 통하여 미래 화성준비를 시에 당부 드린다.

 

최 혁

(재)효원가족공원 이사장

(효원납골공원 & 하늘가장례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