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참 외로운 직업이다.
누구한테 속마음을 털어 놓기도 쉽지 않고, 출근도 퇴근도 없다.
창간호 원고를 인쇄소에 넘기고 보니, 마음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감사하고, 어깨도 무겁고, 걱정도 되고, 피식피식 웃음도 난다.
축사를 읽으며 몇 번이나 울었다.
요새 호르몬 탓인지 눈물이 왜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글을 보내 주신 분들이 다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살면서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좀 더 솔직하자면 일을 사랑한다는 것보다 언제나 내가 좋았다.
정말로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친정 아버지와 통화에서 말과 행동, 옷차림, 글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사실 난 요란스런 옷차림을 하고 다녔지만 (평범한 것보다는 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 일적으로는 조용히 일하며, 내가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다.
앞으로는 사석에서는 보드랍게, 펜심은 강하게, 이제 수트 입고 다녀야지.
내가 무슨 용가리 통뼈인가?
내가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