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비상계엄 등 불안정한 대내외 정세는 차치하고, 개인적으로는 단지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10월 말경 다친 발목 골절 때문에 지금은 재활치료를 하고 있고, 발목을 최대한 편안하게 하기 위해 목발에 온몸을 의지한 채 생활한다. 그래서일까. 공직 생활 34년, 은퇴 후 근엄했던 옛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발목 골절 사고 당시 초기에는 휠체어와 목발까지도 지참했던 터라 그때 비하면 지금은 좀 편해진 듯하다. 그래서인지 나의 행동은 작은 일이라도 쉽게 여기지 않는다. 늘 하루를 시작하기 전, 다치지 않겠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매사 신중히 생활한다. 통원 치료차 자동차를 타고 병원 앞에 내린다고 해도 목발을 짚고 병원 입구까지 걷다 보면 그 짧은 거리가 유난히 길게 느껴지면서 몸은 천근만근이 되어 많은 땀을 흘린다. 매사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불편을 잠깐이나마 겪고 나서야 일상생활에서 늘 불편함을 겪고 있는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이 결국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이 있어야 하는 분야로서, 너무나 바빠만 보이는 의사 선
12월 13일 금요일 오후, 화성시 동탄 출장소에서 열린 통탄 2 유통 3부지 물류센터 조성 관련 비대위와 화성시장의 면담은 공공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었다. 그러나 이 중요한 자리에서 언론의 접근이 제한되고, 취재는 전면 거부됐다. 이는 지역 언론과 시민들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례다. 화성시 측은 이번 면담을 "사전 협의되지 않은 비공개 행사"로 규정하며 언론 접근을 막았다. 대변인은 "정책이 숙성되지 않은 단계"임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는 명백히 공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변명에 불과하다. 정책 논의의 초기 단계일수록 시민의 목소리와 감시가 중요한데, 이를 차단하려는 시도는 시민의 알 권리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더욱이, 면담에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비대위와 시장, 시의원 및 실국장이 참여했으며, 그 내용은 동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의 배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본지 기자는 사전에 비대위원장과 통화를 하고, 비대위원장과 취재 협의를 마쳤다. 이를 화성시에 공지했음에도 화성시는 언론을 철저히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내부 규정의 문제가 아니라, 화성시가 언론과 시민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의 문제다. 언론은 단순한
필자는 얼마 전 동탄2신도시 유통3부지 물류센터 반대 집회에 연사로 초청받아 함께한 적이 있었다. 동탄2신도시 입주 이래 문화행사와 선거유세 외에 이렇게 많은 시민이 함께한 집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시민이 모였다. 법과 제도의 형식적인 눈높이와는 다른 시민 생활의 눈높이, 바로 생태공원과 주택단지 등하굣길 인근에 초대형 물류센터는 부적절하다는 데에 뜻이 모이고 있었다. 필자도 시민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마음으로 함께하였다. 이후 동탄2신도시의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내용을 계속 살펴보며 한 가지 안타까운,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늘 변함없었던 현실을 또 마주하였다. 지역 주민 간에 입장이 갈려 각 정당의 제도권 정치인들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고 또 서로 다른 입장을 비판하며 때로는 안타까운 갈등도 일어났다. 필자는 집회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지난번 본지 칼럼에서도 한 단계 나아간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했지만, 그것은 ‘어느 일개 시민의 외침’일 뿐이었던 것 같다. 제도권 정치를 바라보는 여론 속에서 필자와 같은 시민의 노력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사라질 뿐이었나 보다. 필자가 이 시점에서 사랑과 명예와 이름을 바란 것이 아니다
어릴 적 눈이 오면 그저 즐겁기만 했다. 비료포대에 볏짚을 넣고 동네 아이들과 미끄럼놀이를 하며 눈싸움과 눈사람 경연을 즐겼던 기억은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의 폭설은 그 추억과는 다른 차원의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며칠 전 기상청의 예보대로 눈은 예상보다 일찍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뭇가지에 살짝 쌓이는 정도였지만, 이내 폭설로 변하며 도로는 미끄럼판이 되고 도심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안내문자가 쏟아지고 대중교통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출근길과 퇴근길은 평소보다 몇 배의 시간을 들여야 했고, 온종일 꼬인 일상은 사람들에게 큰 피로감을 안겼다. 이런 상황은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닌,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기후위기의 한 단면이다. 여름에는 폭염과 폭우가 사람들을 괴롭히고, 겨울에는 예측 불가능한 폭설이 도시를 멈추게 만든다. 한때 '기후변화'로 불리던 현상은 이제 '기후위기'라는 단어로 우리를 경고하고 있다. 이번 폭설은 수도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극심한 불편함을 안겼다. 눈길에 버스는 멈추고, 도로 위의 차량들은 빙판 위에서 꼼짝도 못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염화칼슘조차 무용지물이 되고, 발목을 넘어서는 눈은 보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
풍연심이란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라는 뜻입니다. 원문은 장자(莊子) “추수편(秋水編)”에 나옵니다. 夔憐蚿 蚿憐蛇 蛇憐風 風憐目 目憐心 心憐夔 (기연현 현연사 사연풍 풍연목 목연심 심연기) 위 한자를 해석하자면 아래의 내용입니다. 옛날 전설의 동물 중에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라는 동물이 있었습니다. 이 기(夔) 라는 동물은 발이 하나밖에 없기에 발이 100여 개나 되는 지네(蜈)를 몹시도 부러워했습니다. 그 지네에게도 가장 부러워하는 동물이 있었는데 바로 발이 없는 뱀(蛇)이었습니다. 발이 없이도 잘 가는 뱀(蛇)이 부러웠던 것입니다. 그런 뱀도 움직이지 않고 멀리 갈 수 있는 바람을 부러워했습니다. 그냥 가고 싶은 대로 어디론지 싱싱 불어 가는 바람이기에? 말입니다. 그 바람에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가만히 있어도 어디든 가는 눈(目)을 부러워했습니다. 눈(目)에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보지 않고도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마음을 부러워했습니다. 그 마음에 물었습니다. "당신은 세상에서 부러운 것이 있습니까? " 마음은 의외로 "제가 가장 부러운 것은 전설의 동물인 기(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경기도 산업입지과 취재를 통해 산업단지계획 변경 심의 결과의 의미를 공유한다. 11월 27일 화성 전곡해양 일반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변경 경기도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심의는 지정폐기물 매립장 설치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리로, 지역 주민과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로 나뉠 수 있다. 1. 부결 의결 심의위원회가 상정 안건의 내용이 불합리 하거나 환경 주변지역 여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 하여 부적절한 것으로 의결 하는 경우 부결된다. 부결된 안건은 1년간 경기도에 심의 상정 하지 못한다. 2. 재심의 의결 보완된 계획안을 심의 위원회에 제출하여 다시 논의한다. 재심의 결과에 따라 가결, 부결, 추가 보류 등이 결정된다. 3. 가결 의결 – ‘지정폐기물 매립장이 설치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 원안 의결 고시: 심의 결과가 의결되면 해당 산업단지계획 변경안이 고시된다. 실행 단계: 사업자는 변경된 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 변경 내용이 산업단지 관리계획에 반영되어 공사 단계로 진입한다. 쉽게 말해서 전곡해양 일반산업단지 폐기물 매립장이 일반에서 지정 폐기물 매립
필자는 ‘90년부터 2002년까지 은행원으로 근무하였다. 근무 당시 기업 및 개인자산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고, 9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중소제조업의 부도와 IMF를 겪으면서 대기업부도 사태를 목도하며 기업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였다. 당시 분석한 데이터를 여러 경제이론과 대입하면서 나름의 정리를 하였기에 이제는 모든 조직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데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2년간 화성시에서 사업하며 화성시의 발전상을 보고 있지만 다양한 요인으로 화성의 발전이 감쇄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 되었기에, 화성시의 발전 이유와 전망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한다. 화성시가 발전하는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정치인 등 누군가가 잘해서 발전한 것이 아니라 화성의 지리적 위치가 화성시 발전의 요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는 필자의 생각뿐만 아니라 90년대 아시아 국가의 IMF 위기를 경고하였고, 지리경제학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의 이론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폴 크루그먼은 자신의 이론에서 기존의 경제학 이론이 현실과 접목되지 못하는 이유를 찾았고 그 이유가 각 국의 지리적 위치에 따른 요인이 국가 경제 발전의 주요한 역할을 한
차가워진 새벽공기 냄새를 맡으니 겨울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완전한 겨울이 오기 전, 우리 소방은 그에 맞는 시책추진과 예방활동을 시작한다. 올해 11월은 77번째 맞는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불조심 강조의 달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어 화재 발생이 많은 겨울철이 오기 전에 화재예방 분위기 조성과 불조심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홍보와 활동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화성시 겨울철 화재는 695건으로,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부주의(42%)와 전기적 요인(34%)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담배꽁초 방치, 음식물 조리 중 자리비움, 불씨 및 화원방치 등 화재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기구 사용이 급증하면서 화재 위험이 더욱 커진다. 전기장판, 전기히터, 난로 등은 사용 중 과열되거나 전기 합선이 발생할 수 있어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청은 전기기기 사용 시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과부하를 피하며, 사용 후에는 전원 차단을 습관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난방기구를 사용 중에는 주변에 불이 붙기 쉬운 물건을 두지 않도
11월 14일, 제237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의회운영위원회에서 2024년 의회사무국 행정사무감사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민의 입장에서 화성시의회가 우호도시나 자매도시를 맺는 것에 대해 나쁘지는 않으나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시의회는 예산 집행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호도시나 자매도시를 맺고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특례시를 언급하며 우호도시와 자매도시를 추진하는 것은 화성시에서 해야 할 일이지, 시의회가 중점적으로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ESG 경영을 목표로 종이 없는 회의를 하려는 아이디어는 매우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이미 모든 의원에게 노트북이 지급된 상황에서 추가로 태블릿 PC를 지급하는 것은 중복되는 것이 아닌가? 화성시의회는 차라리 이미 지급된 노트북을 의원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와이파이 존을 확대하여 의회 내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러한 작은 투자가 모든 의원에게 태블릿을 지급하는 것보다 세금을 아끼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언급된 30인승 버스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의회에서 30인승 버스를 얼마나 자주 사용할까? 요즘은 자산을 취득하는 것보다 구독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한 달 전인 2024년 10월 12일 토요일. '대한민국 정보공개포털' 웹사이트의 검색어란에 '유통3부지'를 넣고 엔터를 눌렀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번에는 '장지동 1131'이란 주소를 넣어봤다. 어라? 필터링 된 몇 개의 문서가 눈에 들어왔다. 각 문서에는 '장지동 1131번지 동탄2 도시관리계획(시설-유통업무설비) 입안의 제안'이라는 제목이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었다. 비공개 문서였지만 그토록 바라던 '유통3부지에 들어설 시설이 드디어 수면 위로 나올 때가 된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동탄2신도의 마지막 유통부지, 이 거대한 부지에 대체 뭐가 들어올까. 기대감에 들뜬 채 주말을 보냈다. 월요일 유선으로 문의하니 뭔가 알려주길 꺼려하는 듯한 담당 주무관. 뭔가 느낌이 쎄 하다. 재차 물어보자 시설이나 규모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입에서 꺼내기 시작했다. 기대감은 순식간에 절망감으로 바뀌었다. 지역 주민들을 분노하게 한 초대형 물류센터, 이것이 우리 주민들에게 알려진 첫 순간이었다. 물류센터의 규모는 이제 대부분의 주민이 알고 있을 것이니 너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하 포함 121미터. 지상만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