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조에 이르는 모든 헌법 조항을 읽어본 국민은 아주 드물 것이다. 헌법은 ‘법의 법’이며 대한민국 국민의 최고 규범인데 왜 이렇게 가르치지 않는지 의문이다. 아마도 독재정권 시절 학교와 군대에서 체벌과 동반하여 ‘국민교육헌장’과 각종 암기에 시달린 탓이 아닌가 싶다. 2008년 윤민석 씨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만들었고 2016년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이라는 시민단체는 <손바닥 헌법>을 만들어 무료로 보급하기도 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좌우 대립, 진보 보수 간 갈등은 헌법을 규범으로 삼는다면 부질없는 다툼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요즘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지청천, 이회영, 이범석, 김좌진 장군의 흉상이 육사 교정에서 철거될 위기라는 소식을 듣노라면 더욱 우리나라 헌법을 다시 한번 들춰보게 된다. 우리나라 헌법은 1948년 7월 17일 처음 제정되어 모두 9차례에 걸쳐 개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행 헌법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성과로서 26년째 이어오고 있다. 제헌 헌법부터 오늘날 현행 헌법까지 대한민국의 법통은 독립운동에 있음을 단 한 번도
2023년 9월 5일 오전 11시 제224회 화성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는 화성시의회 의원징계 요구의 건이 상정됐다. 의원징계 대상자는 국민의힘 A 의원으로 동료의원 2명과 시의회 직원에게 익명으로 협박성 문자를 보낸 일로 징계 대상이 됐다. 8월 17일 4차 윤리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찬성3, 반대 2로 제명이 권고되고, 9월 5일 임시회 본회의 제명 요구의 건이 상정되어, 비공개회의를 통해 18명이 투표하여 15명 제명 찬성, 기권 2, 반대 1로 제명 부결이 됐다. 이에 다시 30일 출석정지 및 공개 사과의 건으로 징계 수위 변경되어 18명 투표하여 16명 찬성,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30일 출석정지와 공개 사과가 결정됐다. 9월 15일 열린 제22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A 의원의 공개 사과가 있었다. A 의원은 동료의원 2명과 시의회 직원에게 익명으로 협박성 문자를 보낸 일로 징계 대상이 됐다. 여기에서 중요한 절차의 하자가 있다. 이미 부결로 결정된 안건을 징계 수위를 변경하여 재논의된 부분에 대해 '일사부재의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지방자치법 80조에 의하면 ‘지방의회에서 부결된 의안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
화성시 언론 출입기자가 되고, 두 번째 시정 브리핑에 참여하게 됐다. 며칠 전부터 <화성시 시정 브리핑 개최 알림>이라는 문자가 친절하게 왔고, 안건도 써 있었었다. 안건은 2가지였는데, 동탄도시철도(트램)과 화성시 청년정책에 관한 2가지 안건이었다. 문자 메시지를 받은 후부터 나는 궁금했다. 안건을 정해 놓고 시정 브리핑을 하는 건 뭘까? 그게 맞는 걸까? 언론 브리핑에서 정해진 안건만 놓고 질의 응답을 한다는 것이 시민의 눈높이에 맞을까? 화성시에 산적한 현안이 한 두 개가 아닌데, 왜 이 2가지 안건만 질의 응답을 해야 할까? '설마 현장에서 이 안건 말고 다른 안건도 질문을 받겠지'. 질문의 기회를 잡기 위해 손을 번쩍 들었다. 외면당했다. 두 번째 손을 들었을 때 ‘저요’ 라고 외쳤다. 다시 외면당했다. 세 번째 기회가 왔을 때 손을 크게 흔들었다. 4번째 손을 들었을 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귀한 기회를 날릴세라 “미담플러스에 박상희입니다. 시장님. 이렇게 주제를 정해 놓고 언론 브리핑을 하는 게 맞는 건가 의문이 들거든요.”라는 간단한 질문을 했다. 그런데 마이크를 든 언론담당관은 “브리핑과 관련된 질문만 해주길 바랍니다”
9월 19일 오전 9시 40분 화성시청 앞에는 마이크를 들고 규탄 집회를 하는 사람들과 기자, 경찰이 있었다.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화일약품 중대재해사망사고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이었다. 나는 이 문제가 이렇게 시간을 끌 일인지 잘 모르겠다. 추모비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드나? 다른 비석은 잘만 만들던데 말이다. 며칠 전 화산동에서도 효와 관련된 비석 제막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화성시장 정명근은 약속 했으면 지켜야 한다. 시장의 말은 가벼운 언어가 아니다. 막 사망사고가 생겨 분노 여론이 크게 생길 때는 ‘해준다’고 하다가, 1년쯤 지나 ‘못 해주겠다’ 라고 한다면 정명근 시장의 말에 누가 신뢰를 하겠나? 나는 유가족 아버지의 절규를 잊을 수 없다. “나를 먼저 잡아가라 이놈들아.” 1년 사이에 많이 늙으셨다. 가슴 한쪽이 시려 내 마음에 한기가 서렸다. 30분 뒤 시청에서 열린 정 시장의 기자 대상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는 '1호 공약'이라며 자살 예방에 관련된 이야기를 언급했다. 자살 예방 정책 잘하는 거 맞다. 청년 정책을 설명하며 '청년의 아픔을 보듬어 주겠다' 약속했다. 이것도 잘하는 일이다. 정 시장이 청년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발랑시엔은 고풍스런 도심과 전원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아담한 마을이다. '외젠 보짜'는 이 곳에 위치한 작은 규모의 발랑시엔 음악원에서 약 40여 년간 근무하면서 수많은 관악작품들을 통해 그의 음악세계를 펼쳤다. 작품을 통해 관악기가 새로운 기교를 사용할 수 있는 장을 연 그는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 트럼펫, 트롬본, 튜바, 색소폰 타악기 등 거의 모든 관악기곡을 작곡하였고, 때로는 관악기의 기능이 최대로 활용된 작품을 선보이며 연주자들에게 고난도의 연주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마도 그의 작품을 연주하고 난 후 연주자들이 실력향상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이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례를 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악 전문 경연대회-서울대학교 관악동문 콩쿠르에서 자유곡으로 가장 많이 연주된 작품 중 하나가 '외젠 보짜' 그의 것이며, 그 중 트럼펫 곡인 ‘카프리스’와 ‘루스티크’를 콩쿠르에 참가한 중, 고등학생들이 원숙하게 연주하는 것에 많은 심사위원들이 놀라기도 하였다. ‘콩세르바또아’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음악원은 뛰어난 교수들이 기초부터 고급 수준까지 가르치며, 자신의 전공 악기 연주 뿐 아니라 작곡 등의 다른 분
9월 17일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18일째다. 한쪽에서는 반면에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를 해도 수산물은 안전하다’라며 수산물 판매를 촉진하는 활동을 한다. 대한민국 양극단 정치의 간극에 마음이 아프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발전시켰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당 대표의 목숨 건 단식조차 생각이 안 맞는다고 조롱거리가 되는 현 상황’은 인간에 대한 존엄을 생각하게 한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 유엔 세계 인권 선언 제1조의 내용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존재 가치가 있고, 인격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목숨 걸고 본인의 뜻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모욕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작금의 상황은 이미 국민 마음에 울림을 준다고 생각한다. 절박한 사람의 마음을
혼자여도, 숲길이어도 괜찮은 나라를 꿈꾼다. 지난 8월 18일 서울 신림동 공원에서 한 여성이 출근길에 살해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하대 성폭력 사건, 신당역 스토킹 사건, 금천구 데이트 폭력 사건등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여성들이 직장안에서서도, 집 앞에서도, 동네 공원에서도 끝내 죽음을 피하지 못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현 정부의 여성에 대한 폭력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기조 하에 최소한에 불과했던 성평등 정책을 지속적으로 축소되어 왔으며,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묵살하고, 관련 정책을 축소•폐지하거나 엉뚱한 대책을 내놓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 결국 또 다른 죽음을 막지 못했다. 여성이 ‘혼자여도 안전한’, ‘숲길이어도 괜찮은’ 나라여야 하지 않겠나? 강력범죄 피해자의 80%이상이 여성이다. 밤에도 낮에도, 출근길, 화장실, 집앞에서, 집안에서, 공원 산책로에서 여성들이 폭력에 의해 살해 당하고 있다. 불안은 여성들의 삶을 위축시키고있다. 국가는 지켜주지 않는 안전을 스스로 지키라고 말한다. 하지만 ’각자 조심해서‘, ’운이 좋아서‘ 살아남는 사회가 아닌, 누구나 ’평등해서‘ 신뢰하고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
29일 새벽에 있었던 강력 사건을 취재하며 화성시 강력 사건에 대처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 경찰은 강력 사건이 발생해도 쉬쉬하며 숨기기 바쁘다. 취재 기자에게 말하려 하지 않고 관할이 아니라며 변명만 한다. 경찰은 홍보하는 일은 자진해서 보도자료를 뿌리고 알리지만 강력사건은 발생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서울에서는 기자들이 경찰서 강력계에서 대기하며 단서를 찾아 취재를 하지만 화성에서는 그런 일을 본 적이 없다. 본지 기자가 우연히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여 강력 사건에 대해 경찰에 취재를 하니 경찰들은 관할이 아니라며 이리 저리 변명만 했다. 관할 파출소 현장에 찾아갔어도 관할은 맞으나 언론한테는 말할 수 없다며 동탄경찰서 형사과 전화 번호만 알려줬다. 동탄 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본인이 형사 생활 하는 동안 기자한테 이런 전화는 처음 받아 본다”며, “도대체 궁금한 게 뭐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그러니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 화성시가 평화로운 것이 아니다. 발생한 강력 사건이 알려지는 루트가 막힌 것이다. 옆에서 강력 사건이 일어나도 모르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가? 시장과 경찰이 피켓들고 캠페인 한다고 강력 사건이 막아지나? 시민들의 알권리가
30일 새벽 1시에 활동하는 동호회 단체 톡방에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확인했다. 소셜미디어 게시물 내용을 팩트 체크 하고자 관할로 추정되는 경찰서인 태안지구대 파출소(031-639-1418)로 전화를 했다. 첫 번째 전화에서 관할이 아니라고 하며 화성서부경찰서 봉담지구대 연락처(031-5183-1622)를 알려줬다. 또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치안 상황실에 전화해서 문의해야 한다며 화성동탄경찰서 치안 상황실 번호(031-639-1338)를 알려줬다. 동탄 경찰서 치안 상황실에서는 '내용을 모르고 있다'며 확인 후 연락 주겠다고 하여 10여분을 기다렸다. 치안 상황실에서 걸려온 전화에서는 자기들은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고, 동탄 경찰서 형사과(031-639-1183) 에 전화해서 확인해 보라고 했다. 기자 신분을 밝히고 ‘지금 관할이 아니라며 전화를 4번째 돌리고 있다’.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해주면 안되겠냐’라고 문의했더니, ‘현재 형사 당직실에서 인수 받아서 사건을 진행하고 있다며, 형사 당직실에 확인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사건 담당자는 교대 근무라 비번이라고 말했다. 담당자가 비번인데 당직실 번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 시켰다. 누구는 '위험하다'고 하고, 누구는 '위험하지 않다'고 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힘드니 국민들은 그것이 더 두렵다. 세슘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방사능 오염수가 사람의 건강과 우리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무슨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스럽다. 제주도 해녀가 분노하며 뉴스에 나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들었다. 수산업에 미치게 될 타격도, 자라나는 학생들의 먹거리 건강도 모든 것이 다 걱정이다. 누구도 내 삶을 보장해 주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두려움,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의 미약함에 대한 괴로움,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조차 위선적인 행동인 것 같은 미안함, '화성을 위해 큰 꿈을 꾸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 감정이 여러모로 복잡해졌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 오직 그 방법 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장 최소의 비용이 드는 방식이라서’ 라는 태도는 더 분노스럽다. 돈이 최고인 시대를 사는 지금, 단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본은 세계의 우물에 독약을 푸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미래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