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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숲길에서

수필가 김종걸 열 여섯 번째 이야기

 

싱그러운 기운이 충만한 신록의 계절, 백두대간 마루금을 지나고 충청도와 전라도가 만나서 화합하는 백운산 깊은 곳에 자리한 치유의 숲길을 찾았다. 산자락에는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 있고, 부드러운 산등선을 배경으로 장대한 소나무들이 자연의 균형미로 극치 미를 이루고 있었다.

 

해발 700M 다양한 숲길을 따라 솔잎 향기 그윽한 한줄기 솔바람이 깊은 계곡에서 끊일 듯 이어지더니, 어느새 맑은 시냇물처럼 마음을 순화(醇化)했고,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상위개념이라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가르쳐 주었다.

 

치유의 숲 길을 걸으니 무뎌졌던 오감이 일제히 깨어나는 것 같았다. 하늘로 쭉쭉 솟은 나무숲의 풍광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가꾸는 이의 노력으로 나무와 풀들이 자라서 숲을 이루는 줄로만 알았는데, 하늘에 순응하는 자정능력으로 대자연이 유지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명상 길’은 치유의 숲길 중에서도 환경이 뛰어났으며, 내 속에 깊이 잠든 감성을 마구 흔들어 깨워주었다.

 

자연의 향기가 나의 몸에 흡수되면서 긴장이 완화되어 면역력은 증진되고, 빽빽이 들어선 잣나무 숲길에서 뿜어져 나온 피톤치드와 테르펜 향을 가슴 깊이 담았다. 숨어 있던 몸속 독소를 치유하는 데 크게 유익하다는 명상의 숲길에서 마음의 눈이 열리니 숲은 소리를 키우고 있는 듯 귀까지 열어준다. 새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는 변조된 하느님의 음성인 듯 느껴졌다. 맑은소리가 곧 숲속의 주인이다.

 

치유의 숲을 다녀온 지 사흘이 지났을 뿐인데 나는 벌써 가을 여행을 꿈꾼다. 다시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치유의 숲’ 길을 걷고 싶다. 치유의 숲 길에서 잠자던 나의 감성들을 깨우고 내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

 

2025년 6월 6일
김 종 걸

 

◀ 김 종 걸 ▶

○ 격 월간지 〈그린에세이〉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그린에세이 작가회 회원.

 

○ 작품집

수필집 : 〈울어도 괜찮아〉(2024)

공 저 : 〈언론이 선정한 한국의 명 수필〉(2022)

 

○ 수상

제17회 공무원문예대전(현, 공직문학상)수필부문 우수, 안전행정부 장관상.(2014)

제17회,19회 경찰문화대전 산문부문 우수, 경찰청장상 수상.(2016, 2018)

제4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수필공모 우수상 수상(2021).

대통령 녹조 근정 훈장 수상.(2019)

 

○ 현장경찰로 34년 근무, 경정(警正)으로 퇴직하였다. 재직 중 모범공무원으로 국무총리 표창, 근무우수로 경찰청장 표창, 서울특별시장 표창, 서울, 경기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다수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