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요일 오전 10시 ㈜아리셀 참사 인근 현장에서 가칭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윈회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대책위는 "6월 24일 오전 10시 31분 기업에 의한 중대재해 참사로 30여 명의 노동자가 죽고, 다쳤다"라며, 가칭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시민대책위는 "이번 참사로 돌아가신 노동자의 영정 앞에 고개 숙여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하며, 부상당한 노동자의 쾌유와 함께 지옥도를 경험하며 깊은 상처를 받은 모든 분의 빠른 회복을 전한다"라고 발언했다. 대책위는 "참사 발생 이후 드러나는 사실을 종합하면 이는 명백한 기업이 저지를 중대범죄이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소방법 등 다수의 현행법 위반이 명확해 지고 있으며, 더 밝혀져야 할 진실과 진상이 존재한다. 참사가 발생한 이후 노동, 시민, 종교, 법조, 정당 등이 모여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노동자, 시민이 안전한 현장과 사회를 열기 위해 이에 필요한 요구와 함께 조직적 대응을 위한 대책위 모임을 결의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책위는 "시민대책위의 요구를 제시하는 것과 함께 시민대책위의 활동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라고 피력했다.
발언자 중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한국정부와 기업은 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고 있다”라며 “이주노동자들은 3D에 죽음이 더해진 4D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현실을 고발했다. 또한 “이주노동자는 이 땅에 죽으러 오지 않았다. 한 해 백 명 넘는 이주노동자 사망 문제에 한국사회, 정부가 답을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한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동자 목숨도 소중하다. 더 이상 이땅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상황이 없어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먼저 이번 중대재해 참사로 희생당한 23명의 노동자, 시민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하고 “과연 이번 참사가 누구의 책임이냐?”물으며 “리튬 배터리 산업이 ‘신산업’으로 각광받으며 수요와 설비가 증대되며 성장하는 사이, 화재취약성에 대한 방재대책이 전무했던 것뿐 아니라 안전·보건의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다단계 고용구조와 법제도 규제의 공백 사이에서 이들이 방치됐던 현실이 이번 참사의 원인이다" 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후 활동 과정에서 주요한 요구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피해자 권리 보장 및 지자체의 고위험사업장 안전관리 △참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한상진 정책기획국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등 관련 법 위반, 이주노동자 참사 관련 고용관계 등 문제점, 제대로 된 유족 지원대책 촉구, 연이은 중대재해 화성지역 발언, 위험의 외주화 중단에 대해 발언했다.
[기자회견문]
위험의 이주 노동자화가 불러온 23명의 죽음! 진상규명, 재발방지, 피해자 권리 보장! 참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우리는 요구한다!
우리는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이 곳 ‘에스코넥 자회사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현장 앞에 섰다. 일터에서 황망하게 희생당한 동료 시민 23명의 명복을 빈다.
과연 누가 참사를 불러왔는가.
누군가는 예견된 참사라고 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리튬 배터리의 화재 취약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소방방재 전문가들은 연이틀 언론에서 리튬 배터리는 화재 발생시 소화가 어렵고, 특히나 아리셀 참사에서는 방재대책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이미 배터리 산업계에서는 크고 작은 화재사고를 통해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큰 손실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화재 특성과 위험도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여 소방⋅방재 대책이 부적합하거나, 혹은 현재의 방호수준을 개선하고자 하여도 참고할 만한 방재기준이 없다”는 소방방재 전문가들의 우려가 이번 참사를 통해 현실화 됐을 뿐이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누가 화재의 위험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이러한 고위험업무에 이들이 투입했고, 희생되도록 방치했는가.
신산업의 알리바이와 위험의 외주화로 희생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리셀은 원청은 에스코넥이며, 에스코넥은 삼성 SDI의 협력업체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공급사슬의 가장 말단에 위치한 노동자들의 희생을 다시금 목도하게 됐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위험은 가장 낮은 곳으로, 이주 노동자로, 여성 노동자로 향했다.
또한 리튬 배터리 산업이 ‘신산업’으로 각광받으며 수요와 설비가 증대되며 성장하는 사이, 화재취약성에 대한 방재대책이 전무했던 것뿐 아니라 안전·보건의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다단계 고용구조와 법제도 규제의 공백 사이에서 이들이 방치됐던 현실도 확인하고 있다.
리튬배터리는 ‘신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산업이며, 이것은 곧 미지의 위험의 영역’이라는 것을 짚으며, 리튬배터리를 생산하는 노동자의 유해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위험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국가차원의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올해초 삼성SDI 노동실태조사를 통해 제기된 바 있다. 최첨단 시설에서 가장 최적화된 안전관리를 한다고 자임하는 삼성SDI에서도 이런 문제가 이미 드러났던 바, 비용절감을 위해 이주노동자를 투입했던 아리셀에서의 안전보건 실태가 얼마나 취약했을지는 충분히 추정 가능하다. 더군다나 파견과 도급에 대한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 사업주에게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보건 문제는 고려의 대상도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요구한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에서 현장 안전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가 최초 발화지점에서 작업자들이 화재진화를 위해 애쓰고, 배터리를 손으로 옮기려는 모습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번 사고 이전에도 화재가 발생했으나, 그것이 치명적 결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처참한 현실 또한 드러났다. 최소한의 안전보건교육도, 사고 발생시 대피요령도 전혀 교육하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됐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죽음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 단순히 화재폭발의 취약성의 문제(직접원인)로 소급되지 않는 원인의 원인(다단계로 이어진 고용관계 등을 포함한 근본원인, 조직문화 등)을 찾아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아리셀이 아닌 다른 작업장에서도 노동자가 일터에서 희생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이 곧 재발방지로 이어질 수 있는 지름길이며, 참사를 통해 희생된 모든 이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일이다.
참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다루는 주무기관인 고용노동부 또한 신산업 안전보건관리의 취약성에 대한 제도적 방치, 고위험사업장에 대한 감독의 문제 등 근본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참회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제대로 임할 것을 요청한다.
피해자 권리 보장 및 지자체의 고위험사업장 안전관리를 요구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참사 현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피해자의 구제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천명했다. 지위와 국적, 체류자격 여부를 따지지 않고 특히 이주노동자 유족의 구제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그에 따른 구체 계획도 발표했다. 희생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당연한 예우라는 차원에서, 그동안의 재난참사 피해를 겪어온 우리 사회의 경험을 반영한 경기도와 화성시의 진일보한 행정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참사의 희생자/피해자에 대한 지원만으로 자신의 역할을 제한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경기도와 화성시 또한 이번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가장 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지역이자, 지자체로서 연일 노동자의 죽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고위험 취약사업장이 위치하는 공간으로서, 아리셀과 같은 리튬배터리 제조사업장이 경기도에얼마나 존재하는지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화약고로써 위험성이 드러난 리튬배터리 제조업 이외에 신소재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전수 조사와 이에 대한 안전관리를 노동부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자기 역할로 자임해야 한다. 피해자 권리 보장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과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자체의 자기 역할임을 상기해야 한다.
참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원한다.
우리는 출근했던 누군가가 일터에서 희생당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 재난참사에서 동료와 가족, 그 어떤 사회구성원도 희생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 유해위험에 대한 관리를 사업장에만 맡겨두는 현재의 관행이 빚어낸 위험의 외주화는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왔다. 국가차원의 위험성평가를 통해 산업의 위험을 재분류하고,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관리 등을 통해 가장 취약하고 열악한 노동자들이 희생되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는 참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에스코넥 자회사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의 진상규명, 재발방지, 피해자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싸워 나갈 것이다.
2024년 6월 26일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가칭)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발언문
화성 리튬전지 회사 아리셀에서 23명이 사망한 중대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한 노동자중 18명이 이주노동자입니다. 이렇게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한 사업장에서 동시에 산재사고를 당해 숨진 사건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모든 노동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노동자들이 사망한 데는 회사 책임이 큽니다. 안전대책이 마련되어 있고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고 이 노동자들에게 안전 교육, 화재 대피에 대한 훈련이 있었으면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에 이주노동자들이 여러 산업 현장에서 일 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은 아주 열악하고 안전하지 않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항상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부와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법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3D에서 이제 죽음이 더해진 4D 업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산재사망률 내국인 노동자보다 3배 높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안전교육이나 안전장비 제대로 없이 고강도로 위험하게 일 해야 합니다. 사업주가 원하는 양을 생산해야 합니다. 아니면 사업주가 불이익을 줍니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비롯해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노동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 해왔지만 정부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위험한 사업장, 근본대책 외면한 정부, 그래서 이런 큰 화재참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규칙 지키고 이주노동자에게 사전 안전교육 제대로 하고 위험한 물질에 대한 안전장치 갖추었으면 이런 무고한 인명 피해를 막을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업주의 이윤만 보장하기 위한 부실한 법제도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희생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이주노동자는 이 땅에 죽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한 해 백 명 넘는 이주노동자 사망 문제에 한국사회, 정부가 답을 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라고 해서 안전에 대한 권리, 건강과 생명에 무관심해서는 안됩니다. 철저히 조사해서 진상규명을 하고 수사해서 회사 책임자 처벌해야 합니다. 피해자 유가족들이 장례와 피해구제 절차에 있어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 없이 지원해야 합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도록 안전한 일터 만들기 위해 법제도 바꿔야 합니다. 이주노동자 목숨도 소중합니다. 더 이상 이땅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상황이 없어져야 합니다.
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