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오후 7시 경기도 광주 에스코넥 본사 앞에서 참사 120일차, 천막농성 20일차 에스코넥 본사 집중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에스코넥은 아리셀의 모기업이다. 이날은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가 프로그램을 주관했다. 정경희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문화제에는 김민환 한신대교수, 김영미 정의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광주시 위원장, 한신대 노래패 (5명), 강종필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유가족의 발언도 있었다.
화성 전곡산단 아리셀에서 발생한 참사로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하지만 22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박O관 대표이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박O관은 모기업 에스코넥과 자회사 아리셀의 대표이사로, 사실상 두 회사를 하나의 부서처럼 운영해왔다. 두 회사는 불법 파견과 군납 배터리 비리 조작이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고 있으며, 박O관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식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피해자 유족 중 일부는 장례를 치르지 못한 상황이며, 이들은 경기도 에스코넥 본사 앞에서 천막을 치고 노숙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추모 문화제에서 유가족 A 씨는 작심발언을 통해 심경을 털어놓았다. 유가족 A 씨는 “오늘은 작심하고 말씀드리겠다. 천막농성 20일째다. 대책위 동지들, 유가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 우리의 요구가 절박한데, 말로만 하는 회의는 무슨 소용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족 A 씨는 “아무리 성인 남자라도 추위 속에서 고생해야 하겠냐? 회의만 하다 시간 낭비하고 있다. 유가족의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유가족 A씨는 “오늘 에스코넥에 차량이 많이 드나들었다. 20일 동안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만약 계속 삼성에 있었다면 과연 변화가 있었을까?”라며 상황을 되짚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참석해준 수원 녹색당과 한신대 노래패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노래가 큰 힘이 된다. 오늘 이 말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힘들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본지 기자는 힘들게 작심발언을 한 유가족 A 씨에게 질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유가족 A 씨에게 본지 기자의 명함을 전하며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 때 전화하시라’전달했다. 화성시청 로비에는 큰 가림막에 가려진 채로 23명의 추모분향소가 아직도 존재 한다. 4개월째 해결되지 않는 아리셀 문제, 해법은 무엇일까?
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