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월)

  • 구름조금동두천 26.2℃
  • 구름많음강릉 23.0℃
  • 맑음서울 30.6℃
  • 흐림대전 28.9℃
  • 구름많음대구 26.8℃
  • 구름많음울산 24.8℃
  • 흐림광주 29.7℃
  • 구름많음부산 29.3℃
  • 흐림고창 30.1℃
  • 구름많음제주 30.7℃
  • 구름많음강화 26.8℃
  • 흐림보은 27.2℃
  • 흐림금산 29.5℃
  • 구름많음강진군 28.4℃
  • 흐림경주시 24.9℃
  • 구름많음거제 28.4℃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아리셀 화재 사고, 이렇게 잊혀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 희망 버스를 탑시다-희망버스 연속 기고 5>

노무법인약속 박정준 노무사

 

2024년 6월 24일, 아리셀 화재 사고가 일어난 이후 아직도 우리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습니다. 지역사회의 공동체로서 느끼는 상처가 이렇게 아픈데, 유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고 그 안에 피가 흘러나올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처들을 보듬고 아물게 해주지는 못할망정 행정당국은 조속히 마무리하고 더 이상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하고 싶나 봅니다. 세월호 참사, 한일 익스프레스 참사, 아리셀 참사 등을 거쳐오면서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는 사실에 가슴 깊이 슬픔을 느낍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우선이어야 할 텐데 노동 당국은 불법파견인지 도급인지조차 아무것도 유가족에게 밝히지 않은 채, 행정에서의 유족보상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마무리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 사고를 망각시키고 싶어 합니다.

 

아리셀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직후 행정당국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을 정도의 산재보상에 있어 엄청난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빠른 경우 신청 후 다음날에도 산재가 승인이 났습니다. 노무사 일을 해온 지 몇 년 되었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산재 처리 속도였습니다. 공단의 산재 처리 속도를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진상규명 없이 일 처리를 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고인들의 유가족들은 다양한 경로에서 고인의 임금자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경기도,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공한 자료 그 어느 곳에서도 고인의 정확한 임금을 알 수 없었습니다. 경기도,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공한 자료에서 고인의 임금은 전부 각각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고인은 아리셀이라는 사업장에서 상당 기간 근무를 하였다고 유가족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근무 기간이 2개월로 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필자가 추측하던데 '한신다이아'에서 '메이셀'로 변경된 경우로 '한신다이아'의 근무 기간은 빼고 계산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통장 입금명세는 '한신다이아', '메이셀' 구분없이 통합하여 월급으로 입금되었습니다.

 

유가족이 공단에 연락하니 일단 유족급여가 승인이 났으니 만약 임금이 다르다면 임금정정신고를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임금을 산정해서 유족들에게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지도 않은 금액으로 일단 보상금을 산정한 것입니다. 산재보상을 신청하는 것도 유가족들에게는 크나큰 고통인데, 유가족들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고 행정 편의적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분명 유가족들은 다시 산재에 대해 신고를 하면서 다시금 고인을 떠올리며 슬퍼하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노동자의 유가족들은 신청 절차라는 거대한 장벽에 서 있는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현재 유가족들은 행정당국의 고인에 대한 구체적인 임금계산조차 믿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행정당국이 유가족들에게 교섭을 해태하는 것에 대한 책임이 회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유가족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행정당국은 진상규명과 관계없는 사태의 조기종식이 목표인 듯 보입니다.

 

행정당국의 입장에 발맞추어 '아리셀'은 '유가족협의회'와 어떠한 대화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유가족들에게 정당하게 위임을 받아 대화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아리셀은 유가족들과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유가족에게 압박을 가할 뿐입니다. 회사는 시간을 끌어 사회에서 이런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우고 싶어 합니다.

 

이제는 보여주어야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희망 버스를 타고 아리셀 화재 참사와 그로 인해 돌아가신 고인을 우리가 기리고 있다고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건을 빨리 종식하여 자신의 입맛대로 사람들에게 아리셀 화재 참사와 고인들을 잊히게 만들려는 모략을 깨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유가족들의 억울한 마음을 풀어내야 합니다.

 

2024년 8월 17일 아리셀 희망 버스를 타고 죽음과 차별을 멈추기 위한 연대를 시작합시다.

 

2024- 08-13

노무법인약속 박정준 노무사

 

프로필 사진
박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미담플러스 대표, 편집장 박상희 기자 입니다.

관련기사

67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