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오전 10시 30분 화성서부경찰서에서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와 관련한 수사 결과 브리핑을 진행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방해 혐의로 18명을 입건하고, 운영총괄본부장 A, 안전보건관리담당자 B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중대재해처벌등에 관한 법률, 산업안전보건법,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등 위반혐의로 전지제조 업체 경영 책임자 3명의 영장을 청구했다.
경기남부청 수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아리셀은 2024년 4월분 리튬전지 납품을 위한 국방 기술품질원의 품질 검사 과정에서 규격 불일치 판정을 받아 납품이 중단되며 지체보상금이 발생하여 늘어나기 시작했다. 불합격된 4월분 물량을 재생산 해야 했고, 6월분 납기까지 다가오자 5월 10일부터 하루 5000개 생산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무리한 생산을 진행했다. 아리셀은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규채용한 비숙련공을 주요 제조 공정에 대거 투입하였고 그 결과 불량율이 대폭 상승하였으며 이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불량도 발생하였다. 5월 16일 부터는 전기폭발이의 징후가 될 수 있는 발열전지가 발견됐음에도 안전성에 대한 검증도 실시하지 않았고 별도로 보관하던 발열전지를 양품화 했다. 발열전지에 대한 원인 분석 및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전지 내 외부 단락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공정 상의 문제점이 야기 됐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전지를 계속 생산해 오던 중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 비상구를 설치해야 하며 근로자 안전교육 소방교육을 해야 하는데 기준에 맞는 비상구를 설치 하지 않았고, 화재 발생시 대피 요령 교육이나 훈련이 전무 했다. 6월 24일 10시 30분 3초경 최초 폭발 이후 대피를 위한 37초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다수의 근로자들은 출입구의 반대편에 고립된 채 사망했다. 업무 방해에 대한 수사 상황에서 검사시료를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검사를 방해하는 혐의가 드러나 추가로 수사중이다. 운영총괄본부장 A 씨의 지시로 장기간 다수의 회사 공모자들이 이루어진 조직적임 범행이다. 향후 수사계획은 수사본부는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업무방해 혐의로 총 18명 입건, 운영총괄본부장 A, 안전보건관리담당자 B 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라고 브리핑했다. 아리셀은 국방부 납품 과정을 위해 시료를 바꿔치기 한 정황도 적발되고, 시정조치 중에도 생산을 감행했기에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국방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서는 브리핑에서 "전지제조 업체 경영 책임자 3명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등에 관한 법률, 산업안전보건법,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 경찰과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중대산업재해와 관련하여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 위반과 다수의 인명피해를 야기한 비상구 설치 문제, 비상대피로와 관련된 안전조치 의무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았다. 6월 24일 화재 발생 이전에 발생한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은폐한 혐의도 있다고 보았다. 불법 파견과 관련하여 근로자 파견 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자로부터 근로자 파견 대상 업무가 아닌 제조업의 직접 생산 업무가 아닌 근로자 파견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보았다. 수사를 마무리 하고 검찰에 송치하겠다. 근로자 321명의 임금 체불 정황도 포착되어 시정하도록 했다. 사고 이외의 공장 동에 대해서도 법 위반 사항 65건에 대한 사법조치도 시행중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추가 대책도 마련 중이다. 130 여개 동종 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긴급 지도하고 150 여개 전지 업체를 기획 점검했다. 외국인 고용 사업장에 16개 언어로 된 안전 스티커를 배포했다. 범정부 전지공장 화재 재발 방지 T/F 에서 리튬 등 위험 물질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라고 발표했다.
화재의 원인 및 피해 규모가 컸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브리핑했다. "3동은 전압검사, 튜빙, 에이징이 이뤄지는 곳이다. 화재가 발생한 장소(3동)으로 전지를 옮기면 전압 검사를 하며 양극와 음극을 분리해주는 튜빙 작업을 하고, 에이징 작업이 이뤄진다. 43명이 3동 2층에 있었고, 20명이 정규직, 23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대부분 비정규직 직원이 튜빙룸과 에이징룸에 22명이 있었다. 6명이 전압 검사룸에 있었고, 다른 곳에 회사 관계자가 근무하여 3층에 총 43명이 있었다. 10시 30분 3초에 트레이에서 불이 나자 4번 정도 불을 끄는 활동이 있었다. 10시 30분 44초에 전원이 꺼졌다. 37초의 골든 타임이 있었다. 정규직 직원만 ID 카드가 있었다. 출입문 중 비상구는 ID 카드와 지문 인식이 있어야 안에서 밖으로 열렸다. 정규직 직원이 1명 있었던 그룹은 무사히 탈출했다. 대형 화재는 탈출하거나 탈출 시도의 흔적이 있는데 21명이 돌아가신 장소에서 37초 골든 타임을 말하는 이유는 40초에 직원분 1분이 다른 문으로 나가는 모습이 CCTV 에 잡혔다. 비상구가 정상적으로 작동 됐다면, 60m, 23m 밖에 안된다. 회사 관계자 그 누구도 도피하라고 하지 않았았다. 일용직 직원은 리튬 전지 위험성을 몰랐다. 누군가 탈출하라는 안내만 했어도 상당수의 희생자를 구할 수 있지 않았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23명이 돌아가셨는데 20명이 비정규직이고, 3분이 정규직이다. 생산 공정상에서 문제는 리튬 전지를 제조하는 동종 업체는 전부 기계화 되어 있다. 아리셀은 수동이나 반자동으로 되어 있다. 아리셀은 메쉬 절단을 작두로 자른다. 이것이 기계화 되어야 했었다. 전액이 누출되지 않도록 밀봉해야 하는데 망치로 작업하거나 불량품이 나옴에도 재용접하면서 양산화 한 점이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라고 본다" 라고 브리핑했다. 정리하면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희생자는 비상구로 향하는 출입문을 열 ID 카드를 받지 못했으며, 회사 안에서 밖으로 나갈 때 출입구 문이 열리지 않아 희생자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건물 안에서 밖으로 나갈 때 ID 카드가 필요 했다"라는 점이 참사의 큰 원인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브리핑 후 "검찰과 법원은 8월 23일 청구된 영장에 근거해 관계자를 구속하고, 철저한 보강 수사를 통해 참사의 진상을 드러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책위는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에 국가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희생자 가족과 모든 시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강남 한복판에 울려 퍼진 희생자 가족의 외침
인근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희생자 가족은 ‘반올림’등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가 진행한 '에스코넥-아리셀 참사, 삼성의 책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아리셀-에스코넥의 박O관 대표이사는 삼성SDI 협력사로서 준수해야 할 노동인권·안전·환경 경영·안전보건 확보 의무 등 행동규범을 지키지 않고 불법 인력소개소를 통해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을 대거 희생시켰다”라면서, "최악의 중대재해 참사를 일으킨 에스코넥에 대해 삼성은 책임을 지고 규범에 따라 에스코넥과의 협력사 관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삼성SDI의 협력회사 행동규범에 ‘협력회사의 산업안전·비상사태 대비·산업재해 예방·유해인자 노출 저감·위험 설비 안전 관리·안전보건교육 등 의무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 주변에서 참사 진상규명·책임자 박O관 아리셀-에스코넥 대표이사 구속·재방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직접 행동을 진행한 후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에스코넥 본사로 이동, 박O관의 구속, 교섭 재개를 촉구했다.
‘추모와 다짐’ 시민추모제 _ 38
고 김병철 희생자 부인 최현주는 “노동부와 경찰의 수사결과 브리핑을 들으며 희비가 교차했다”라며 “그토록 기다리던 경찰, 노동부 조사결과 나왔다. 처참하고 너무나 허술한 회사였다는 점에 허탈하기까지 하다. 수천 번 외친 구속수사 신청되었고 불법파견 인정된 점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에스코넥과 아리셀로부터 사과도 받지 못했다. 교섭도 아직이고 재발방지대책도 나오지 않았다. 최종 법원 판단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늘에서야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참사 이후 보내온 두 달을 생각하니 꿈만 같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걸 이제야 어렵게 얻게 됐다. 왜 우리는 매일매일 다짐해야 하고 견뎌야 하나. 아리셀, 에스코넥, 대한민국이 삶과 가정을 무너뜨렸다. 분명한 건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박O관, 박O언, 책임있는 정부 관계자가 처벌받는 것 봐야 한다. 그래야 일어설 수 있다. 너무 싫지만 저를 포함해 조금만 더 힘내자고 당부드리고 저 또한 다짐한다.” 라고 발언했다.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 김태윤 공동대표는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때문에, 차별 앞에 스러져간 이들을 떠올리니 울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라며 “비상구로 대피를 해야 하는데 비상구가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나마도 지문인식이나 아이디 카드가 없으면 나갈 수 없었단 점에 울음이 나왔다. 차별 때문에 발생한 재난과 죽음이다. 박O관에 분노가 치밀다 못해 눈물이 난다. 그럼에도 진정 어린 사과가 없다.”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을 듣기 위해 오랜 시간 투쟁해야만 하는 현실이 분통스럽지만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싸워나가자.” “함께 힘내서 싸웠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진상규명 제대로 하고 책임자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자. 이런 아픔 겪지 않도록 제대로 된 안전대책 마련할 수 있도록 힘차게 싸워가자.” 라고 발언했다.
서울민예총 김민정의 ‘죽창가’, ‘희망나비’ 두 곡의 노래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고 엄정정 님 유족 이순희는 “노동부와 경찰의 브리핑 내용을 들으니 화만 날 뿐이다” “이렇게 차별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엄마로서 분통이 터진다. 진즉에 알았으면 아리셀에 일하러 안 보냈을 것이다.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돈밖에 모르는 사람한테 자식 잃은 게 원통하다. 끝까지 싸워서 박O관을 구속하고 처벌해야 한다. 함께 해주시는 분들 지지 해주셔서 감사하다.” 라고 발언했다.
박상희 기자